(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은 양민혁을 왜 뽑았을까.
지난달 조기 합류 요청을 했을 때만 해도 부상 선수들이 많은 토트넘이 즉시 전력으로 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게 불거졌다.
지금은 아니다. 토트넘 담당 유력 언론인이 그의 임대 이적을 제기하는 등 당장은 활용될 가능성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양민혁이 이번 겨울이적시장에 임대될 수 있다는 깜짝 보도가 나왔다.
"토트넘이 왜 뽑았냐"는 비판과 함께 "차라리 2부 가서 실컷 뛰는 것이 낫다"는 긍정론이 교차한다.
토트넘 구단 소속에 정통한 '풋볼 런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가 양민혁 거취를 분석했다.
양민혁이 지난 1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등록된 뒤 아직 실전을 뛰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다른 곳으로 임대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골드는 27일(한국시간) 풋볼 런던을 통해 토트넘 부진 원인 중 하나로 부상자가 많다는 걸 강조한 뒤 벤치 명단에 양민혁 등 어린 선수들을 채울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양민혁을 거론했다. "양민혁이 지금 당장 옵션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영입하는 구단 이적 정책에 대해 많은 걸 말해준다"며 "토트넘이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하고, 적절한 팀이 나타난다면 양민혁은 이번 1월 이적시장에서 임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민혁은 지난 1일 2025년 겨울이적시장 1호로 프리미어리그에 등록됐으나 아직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리그컵 한 차례, 프리미어리그 두 차례 등 총 3차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특히 토트넘 1군 데뷔전으로 유력했던 지난 12일 5부리그 구단과의 FA컵 경기에서 교체 명단은 물론 엔트리에서 아예 빠졌다.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 수상자이자 MVP 후보였던 양민혁에 대한 냉엄한 현실이 알려졌다.
토트넘은 좀 더 즉시 전력으로 뛸 수 있는 공격수를 알아보고 있다. 새 공격수가 오면 양민혁이 잉글랜드 2~3부 구단 혹은 벨기에, 네덜란드 등 서유럽 구단으로 임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민혁은 2006년생으로 아직 만 19세가 되질 않았다. 나이를 고려하면 1군에서 의자 하나 차지하기도 쉽지 않은 게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근 세계 축구 추세가 꼭 그렇지도 않다. 재능 탁월하면 나이 불문하고 바로바로 쓴다. 양민혁도 K리그1에선 단숨에 주전을 꿰찼다. 양민혁이 토트넘에서 당장 뭔가 임팩트를 보여주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선수는 뛰어야 한다. 이청용, 지동원처럼 K리그1에서 프리미어리그로 가서 곧장 좋은 인상을 보여준 사례도 있다. 물론 양민혁이 K리그1에서 딱 1년 뛰었지만 38경기에서 보여준 임팩트는 대단했다.
토트넘 조기 합류에 대한 엄청난 반응, 떠들썩한 출국 기자회견도 그런 기대감 아래서 이뤄졌다.
다만 토트넘 입성 초기, 양민혁은 천천히 걷고 있다. 일부 외신은 "양민혁은 아카데미용"이라며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최근엔 실제로 양민혁이 21세 이하(U-21)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다.
양민혁은 지난해 6월 구단과 프로 계약을 맺으며 단 6개월 만에 준프로에서 정식 프로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토트넘이 시즌 초중반부터 양민혁에게 관심을 보였고, 지난해 여름 양민혁의 토트넘 이적이 확정됐다. 2024시즌을 마친 뒤 토트넘에 합류하는 방식이었다.
지난달 영국 런던으로 출국해 토트넘에 조기 합류한 양민혁은 1월이 되기 전까지는 등록될 수 없어 팀 훈련 대신 개인 훈련을 소화했었다. 1월이 된 뒤, 공식 선수로 등록된 그는 팀 훈련을 시작했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에 대한 너무 큰 기대감을 경계했다.
그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양민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지금은 (양민혁의 출전에 대해) 특별한 계획이 없다. 그는 아직 매우 어린 선수다. 경쟁 수준이 여기서 마주하게 될 수준과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선수"라며 "양민혁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민혁은 지난 4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를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 지켜봤고, 이후 9일 리버풀과의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을 앞두고 등번호 18번을 배정 받았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가 리버풀이라는 강팀이어서 출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였으나 대기 명단에 포함된 만큼 다음 경기였던 12일 FA컵 탬워스전 출전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토트넘은 아직까지 양민혁에게 어떠한 기회도 주지 않고 있다. 탬워스는 프로도 아닌 5부 세미프로 구단이어서 양민혁에게 영국 무대를 경험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예상과 달리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폴 오키프 기자는 양민혁의 U-21팀 경기 출전 가능성을 소개해 파문을 몰고 왔다.
오키프는 양민혁에 대한 너무 비관적인 전망을 경계했다. "온전히 양민혁을 영국과 영국 축구에 적응시키는 것에 관한 것"이라며 양민혁이 현재 새로운 환경과 무대에 적응하느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그렇다면 양민혁이 21세 이하(U-21) 팀에서 뛸 수도 있다는 의미인가?"라고 물음이 나왔고 오키프는 "좋은 질문이다. 어쩌면 토트넘이 이를 고려할지도 모른다"라며 양민혁의 U-21 경기 출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양민혁이 실제 U-21 경기를 토트넘에서 뛴 적은 없다.
토트넘은 지난 18일 클럽하우스에서 노리치 시티와 U-21 팀이 겨루는 프리미어리그2 경기를 치른다. 프리미어리그2는 기존의 리저브리그를 명칭 변경하고 참가팀 확대해 치르는 대회다. 사실상 2군 경기라고 볼 수 있다.
양민혁은 해당 경기 명단에서 빠졌고 다음날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1군 스쿼드 들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27일 레스터 시티전에서도 벤치에 앉았다.
토트넘은 도미니크 솔란케,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 등 공격수들이 줄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히샬리송도 부상이 재발했고 제임스 매디슨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줄부상인데 양민혁이 전력감으로 평가받지 않다보니 토트넘이 새 공격수를 데려오고 양민혁을 임대보내겠다는 보도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토트넘 주장 양민혁은 지난 8월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 채널을 통해 양민혁 질문이 나오자 "프리미어리그는 결코 쉽지 않다.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려면 언어, 문화, 신체 조건 등 모든 것이 완벽해야 적응할 수 있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양민혁에게 도움이 될 현실적인 이야기다.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양민혁 같은 선수들이 매일 기회를 잡고 싶어 한다"라고 토트넘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토트넘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