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양민혁이 드디어 토트넘 홋스퍼 1군에 등록됐다. 등번호도 18번으로 확정됐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양민혁의 등번호가 확정됐다. 그는 18번을 배정받았다"며 "18세 윙어는 지난 여름 K리그1 강원에서 이적한 후 최근 선수단에 합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양민혁은 오늘 저녁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치러지는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을 위해 처음으로 경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민혁은 리버풀전을 앞두고 벤치 멤버에 포함돼 형광색 조끼를 입고 경기를 관전했다. 비록 데뷔전을 불발됐으나 루카스 베리발의 결승골로 승리한 토트넘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토트넘 구단에 따르면 양민혁은 유니폼 뒷면애 '민혁(min-hyeok)'이라는 이름을 표기할 예정이다. 손흥민이 성인 '손(son)'으로만 표기한 것과는 다르다.
이로써 양민혁은 등록 기간이 일주일을 훌쩍 넘은 9일이 지나서야 정식으로 등번호를 받게 됐다.
양민혁의 프로필은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에만 등록돼 있었다. 정작 소속팀 토트넘 구단 홈페이지에서는 양민혁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토트넘의 부실한 행정처리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프리미어리그가 1월 1일이 되자마자 공식 홈페이지에 양민혁 프로필을 올려놓은 것과 너무나 달랐다.
그렇다고 토트넘 21세 이하(U-21) 선수단에 포함된 것도 아니었다. 다른 유소년 선수들도 양민혁처럼 등번호가 없으나 홈페이지에는 모두 등록돼 있다. 현재 토트넘 구단 내에서 양민혁의 존재를 확인할 수가 없는 셈이다.
토트넘 구단 자체적으로 프로필이 등록되지 않으니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에서는 아예 얼굴 없는 선수가 되고 말았다.
또 이날 데뷔전을 치른 안토니 킨스키 골키퍼에게는 영입 첫 날 곧바로 등번호 31번을 배정했기에 양민혁 홀대 논란이 터진 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다행히 리버풀전을 앞두고 등번호를 배정받으며 마침내 설움을 털게 됐다.
등번호가 18번이란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보통 뮤망주의 경우 25번 이후 등번호를 사용한다. 실제로 양민혁은 프로 데뷔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강원에서 47번을 달고 뛰었다. 18번을 교체 멤버 수준의 공격수가 보통 많이 다는 만큼, 양민혁도 적지 않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버풀전서 데뷔전을 갖진 못했으나 조만간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FA컵 64강 탬워스와의 경기가 양민혁의 데뷔전이 될 공산이 크다. 탬워스는 이번 시즌 6부리그에서 5부리그로 승격한 팀이다. 프로 구단도 아닌 세미프로다. 양민혁이 부담 없이 뛰기에 좋은 상대다.
앞서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양민혁 출전 계획에 대해 "지금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 양민혁은 아직 매우 어리다. 경쟁 수준이 여기서 마주하게 될 수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nowhere near)'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고 말했다.
부정적 의미가 강한 만큼, 사실상 K리그에서 온 양민혁이 프리미어리그 수준이 아직 아니며,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리버풀전에 벤치 대기하고 등번호도 배정받은 만큼 탬워스전 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손흥민도 양민혁의 적응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손흥민은 "그의 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물론 어떤 상황은 스스로 혼자 처리해야 할 거다. 내가 아빠처럼 그를 도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도우려고 노력하겠다"면서 "양민혁이 구단에 훌륭한 축구와 재능을 가져다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와 함께 뛰는 모습을 보는 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후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주장 손흥민과 신입생 양민혁이 함께 훈련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장난도 쳤다. 영상 후반부 양민혁과 손흥민이 함께 운동을 진행했다. 손흥민이 운동을 마치고 양민혁의 머리를 빠르게 쓰다듬는 모습도 나왔다.
양민혁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토트넘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