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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 2군리그 출전하나→EPL 데뷔 당분간 어렵다?…"수준 낮은 곳에서 왔잖아" 감독 찡그리며 폭언→등번호 없이 명단 제외

기사입력 2025.01.06 10:36 / 기사수정 2025.01.06 11:06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양민혁이 토트넘 홋스퍼 1군 팀에 합류했지만, 당장 데뷔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역대 15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된 김지수(브렌트포드)처럼 양민혁도 2군리그에서 적응기를 거칠 가능성도 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난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엔필드 토트넘 홋스퍼 훈련장에서 진행된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양민혁과 관련해 발언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는 양민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표정을 찡그린 뒤, "지금은 (양민혁의 출전에 대해) 특별한 계획이 없다. 그는 아직 매우 어린 선수다. 경쟁 수준이 여기서 마주하게 될 수준과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선수"라며 "양민혁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아시아 무대와 프리미어리그 무대의 차이를 인지하고 하는 발언이다. 호주 출신인 그는 호주 A리그, 일본 J리그 등 아시아 클럽 무대를 경험했고 호주 국가대표 감독으로 아시아 여러 국가들과의 경쟁도 했다. 이후 셀틱(스코틀랜드)으로 건너가 유럽 무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현재 토트넘 감독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테코글루의 발언은 양민혁의 출신인 아시아 무대에 대한 인식을 드러낸다. 지난 달 중순 영국으로 건너가 적응기를 거치고 있지만, 아직 더 적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양민혁은 뉴캐슬전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손흥민도 체력 관리 차원에서 벤치를 지켰고 알피 화이트먼, 윌 랭크셔, 알피 도링턴, 칼럼 라티프 올루세시, 마라치 하디 등 유스 팀 선수들이 다섯 자리나 벤치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양민혁은 아직 출전 명단에 들 상태가 아니라는 포스테코글루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다. 

2024시즌 강원FC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온전히 한 시즌을 소화하며 강원의 역대 최고 성적에 해당하는 준우승에 기여한 양민혁은 당초 휴식을 취하고 내년 1월 토트넘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토트넘 측의 조기 요청으로 인해 예상보다 빨리 런던으로 향하게 됐다.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1에 혜성처럼 등장한 한국의 초특급 유망주다. 그는 2024시즌 준프로 선수로 출발해 올 시즌 리그 전 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12골 6도움을 기록했다. 18세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양민혁은 데뷔 선수 역대 최고 임팩트 중 하나가 됐다. 



양민혁은 지난 6월 구단과 프로 계약을 맺으며 단 6개월 만에 준프로에서 정식 프로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토트넘이 시즌 초중반부터 양민혁에게 관심을 보였고, 지난여름 양민혁의 토트넘 이적이 확정됐다. 2024시즌을 마친 뒤 토트넘에 합류하는 방식이었다.

토트넘은 지난달 21일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양민혁 훈련 사진들을 게시했는데, 이중엔 토트넘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양민혁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는 사진도 포함됐다.

손흥민은 최근 영국 '풋볼 런던'과의 인터뷰에서 "양민혁이 구단에 훌륭한 축구와 재능을 가져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와 함께 뛰는 모습을 보는 게 기대된다"라며 양민혁과 함께 그라운드를 뛰는 순간을 기대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는 양민혁을 프리미어리그와 차원이 다르게 수준이 낮은 K리그에서 왔다며 당장 프리미어리그 출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당분간 출전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케 했다. 



특히 포스테코글루는 "우리는 그저 이르게 그가 적응하고 그럴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진짜 계획은 없다. 그저 그에게 맡기고 그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해 시즌 내에 그에게 기회가 주어질지 미지수다. 

사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은 다소 지나쳤다고 할 수 있다. K리그1에서 수준급 활약을 펼친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 곧장 가서 바로 활약하고 각광 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FC서울에서 뛰던 21살 이청용이 볼턴 원더러스로 넘어가 바로 팀의 에이스가 된 적이 있다. 물론 이청용이 지금의 양민혁보다 2살 이상 많고 토트넘이라는 팀의 스케일이 당시 볼턴보다 크긴 하지만 윙어로서 K리그에 남긴 인상은 양민혁이 16년 전 이청용 못지 않았기 때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의 실력, K리그1의 저력을 너무 저평가한 것 아닌가라는 아쉬움을 살 만하다.

2006년생으로 아직 19세이기 때문에 양민혁은 현재 21세 이하 팀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단은 현재 홈페이지에 양민혁의 정보를 팀 소개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양민혁은 등번호도 없이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토트넘 선수단에만 포함돼 있다. 

당장 1군팀 출전이 어렵다면 양민혁은 1군 계약을 맺었지만, 2군 성격인 21세 이하팀에 합류해 이들이 출전하는 프리미어리그2(리저브리그)에 나설 수 있다. 아직 나이가 21세 이하이며 나이가 있는 1군 선수들도 경기 감각 회복을 위해 조건에 맞춰 출전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경우가 약간 다르지만, 양민혁은 최근 브렌트포드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김지수처럼 2군 생활을 거칠 수 있다. 



김지수는 지난 2023년, 양민혁보다 한 해 앞서 브렌트포드와 계약했다. 하지만 첫 시즌인 2023-2024시즌은 브렌트포드 B팀에서 현지 적응기를 거쳤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은 특히 지난 시즌 막바지에 센터백들이 줄부상을 당하자 B팀 소속인 김지수를 콜업해 벤치에 앉히며 그에게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고 올 시즌 정식으로 1군 팀에 콜업시켰다.

김지수는 지난 9월 레이튼 오리엔트와의 카라바오컵 3라운드에서 교체로 출전해 브렌트포드 1군 데뷔전을 치른 뒤, 지난 12월 28일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과의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에 교체로 출전하며 꿈에 그리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일 아스널과의 홈 경기에서도 교체로 출전하며 그는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김지수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기회를 얻었던 경우처럼 양민혁 역시 단계를 밟을 수 있다. 여전히 토트넘에는 브레넌 존슨, 티모 베르너, 데얀 쿨루세브스키처럼 토트넘과 유럽 무대에서 번뜩이는 재능을 보여준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당장 이들과의 경쟁은 어렵다. 



하지만 양민혁이 토트넘 유스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가 양민혁 대신 유스팀 선수들을 벤치에 올리면서 반시즌 동안은 21세 이하 팀에서 양민혁을 적응시킬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당장은 그의 프리미어리그 데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26일(한국시간) "양민혁은 아치 그레이나 루카스 베리발 같은 선수보다는 토트넘의 아카데미 유소년 수준에 더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2군 리그에서 다시 증명의 시간을 가져야 할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 토트넘 / 브렌트포드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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