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가 김도영-윤도현 테이블세터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에 5:3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이범호 감독이 김도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어려움을 극복하고 리그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새해에도 활약을 이어갈까.
2024년은 말 그대로 '김도영의 해'였다. 김도영은 지난해 141경기 544타수 189안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7로 활약했다. 또한 장타율, 득점(이상 1위), 홈런(2위), 타율, 최다안타(이상 3위), 도루(6위) 등 각종 개인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선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11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까지 소화한 김도영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연말을 보냈다. KBO 정규시즌 MVP,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을 차지했으며,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말 1사 2루 KIA 김도영이 박찬호의 1타점 2루타때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런 김도영에게도 고난의 시간이 있었다. 김도영은 2022년 224타수 53안타 타율 0.237 3홈런 19타점 OPS 0.674로 데뷔 첫 시즌을 마쳤다. 시즌 초반 투수들의 공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023년에는 84경기 340타수 103안타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OPS 0.824의 성적을 남겼다. 2023년 4월 2일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 도중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왼쪽 중족골(5번째 발가락) 골절 진단을 받으면서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김도영의 시련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그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연장 10회초 무사 1·2루에서 유격수 땅볼을 친 뒤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가 왼쪽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검진 결과는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파열 및 견열골절. 4개월 동안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24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회초 KIA 김도영이 좌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부상의 여파로 인해 2024시즌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스프링캠프 초반 타격 훈련에 임할 수 없었다. 1차 스프링캠프에서는 수비에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김도영 입장에선 다른 선수들에 비해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았다.
김도영은 정규시즌 개막 후 침묵을 이어갔다. 3월 한 달간 26타수 4안타 타율 0.154 1타점에 그쳤다. 4월 4일 수원 KT 위즈전까지 9경기 연속으로 무홈런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실책을 범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령탑은 김도영의 부진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보통 선수들이 부상 이후 12월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1월에 타격 훈련을 하는데, 도영이는 2월 말에 방망이를 잡았다. 3개월간 방망이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시범경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초반에 헤맬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김도영은 "시즌 초반에는 형들 얼굴을 보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무난하게 하루가 지나가는 게 시즌 초반 목표였다. 잘하고 싶은 마음도 없으니 무난하게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반성했다.
25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회말 KIA 김도영이 3루타를 날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러나 김도영은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4월에만 10홈런, 14도루를 기록하면서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의 주인공이 됐다. 5월 이후에도 그 흐름을 유지하면서 역대급 시즌을 완성했다.
신체적으로, 또 심리적으로 건강한 상태로 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성적이 따라왔다. 그는 "홈런에 대한 욕심이 없었는데, 시즌 도중 한 번씩 홈런 선두에 오를 때마다 신기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렇게 많은 홈런을 쳤나 싶다"고 얘기했다.
1년 전 김도영은 기록 욕심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이전 두 시즌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길 원했다. 더 나아가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바라봤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제는 수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자 한다. 지난해 김도영의 실책 개수는 30개로, 리그 최다 1위였다.
김도영은 "(2025시즌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 30-30을 하지 못하더라도 수비에서 실책 개수가 줄어든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 오히려 편한 마음으로 똑같이 수비에만 집중한다는 느낌으로 경기에 임할 것 같다. 실책 개수를 20개에서 끊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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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