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프랑스 현지에서 이강인을 향한 비판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경기력이 아닌 태도를 문제 삼고 있는데, 이번에는 팬 서비스에 소홀하다는 논란이 터지며 팬들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프랑스 매체 트리뷰나는 27일(한국시간) "팬들은 일부 지지자들의 비난에서 이강인을 옹호하기 위해 논쟁을 벌였다"라며 이강인의 팬 서비스를 놓고 파리 생제르맹(PSG) 팬들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마트베이 사포노프가 등장한 비디오 영상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나 러시아 출신 골키퍼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사포노프가 팬들 앞에서 한참을 멈춰 팬에게 선물을 건네는 동안, 영상 말미에는 멈추지 않는 이강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영상에서 사포노프는 5명의 어린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에오 응했다. 한 소녀 팬에게는 사인한 골키퍼 장갑을 선물하는 모습이 담겼다.
문제의 장면은 그 직후 나왔다. 팬들이 훈련장 앞에서 손을 흔들며 사인을 요청했으나 이강인이 탄 차량이 팬들을 그냥 지나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이를 두고 이강인의 행동이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하는 팬들과 이강인을 옹호하는 팬들로 갈라졌다.
매체에 따르면 비판하는 팬들은 "이강인은 자신이 네이마르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이론은 매일 조금씩 더 확인되고 있다", "더 이상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린 아이들을 위해 2분 동안이라도 멈춰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몇몇 팬들은 이강인이 시즌 초반 인종차별의 피해자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큰 문제가 아니라고 짚었다.
한 팬은 "사람들은 이강인이 멈추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시즌 초반에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점을 쏙 빼고 말이다. 이강인이 사인을 해주기 위해 멈췄을 때 무례한 어린이들이 인종차별적 농담을 시작했다"고 지적했고, 다른 팬은 "이강인이 PSG 서포터들과 나눈 유일한 상호작용은 '가자, 작은 중국인'과 같은 인종 차별적 발언 뿐이었다면 그가 멈추고 싶지 않다는 걸 이해한다"고 팬들의 잘못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프랑스 현지에서 온갖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로테이션 멤버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강인은 최근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얻어 출전 기회를 조금씩 더 받았다. 하지만 프랑스 현지에서 경기력이 아닌 태도를 문제 삼으며 이강인을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프랑스 기자 브루노 살로몽은 "최근 PSG 캠퍼스(PSG의 홈구장)에서 이강인이 약간 자만심에 빠진 것 같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이강인은 자신을 특별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는 평범한 선수지만 마치 자신이 스타 플레이어인 것처럼 행동한다"며 "이것이 우리에게 들려오는 소식이다. 이강인은 마우로 이카르디, 레안드로 파레데스, 리오넬 메시처럼 일부 PSG 직원들에게 무례했던 선수들과 같은 범주에 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는 현실로 돌아올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프랑스 유력지 르 파리지앵이 "이강인은 구단 직원들에게 거만한 태도를 보이는 선수가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라면서 "이강인의 인간적인 자질은 구단 내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며 살로몽의 주장과 달리 이강인은 인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반박에 나서야 했다.
이러한 비판이 프랑스 선수들을 밀어낸 이강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행위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실제로 이강인이 지난 10월 훈련장에서 한 팬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메이드인풋은 "'컴 온 차이니스!' PSG 서포터가 이강인 앞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지난 금요일 SNS에 게재된 영상에는 한 PSG 팬이 이강인에게 'Allez mon Chinois'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PSG가 팬들 앞에서 공개 훈련을 하던 중,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러 왔을 때 PSG 팬이 잘못을 저질렀다. 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이강인을 향해 '가자 중국인'이라고 말하는 사람의 모습이 담겼다. 이강인은 한국 국적이다. PSG 팬들 사이에서 여러 반응을 일으킨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결국 PSG는 해당 팬을 훈련장 및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서포터즈에서 영구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강인도 해당 팬에게 사과를 받았다.
이강인은 프랑스에서 상대팀 뿐만 아니라 팬들과도 싸워야 하는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리뷰나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