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강인에 대해 호평과 비판을 반복했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선수단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르10스포츠는 2일(한국시간) "PSG가 날벼락을 맞았다"는 제목을 통해 "엔리케 감독이 3명의 선수를 잃게될 수도 있다. PSG는 매우 뒤숭숭한 한 주를 보냈다. 엔리케 감독은 선수 관리에서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선수들을 잃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카날 서포터스는 "엔리케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공격수 브래들리 바르콜라는 엔리케에게 실망했고, 일부 선수들은 감독 결정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클럽 내에서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며 "모든 선수들이 엔리케 감독 결정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심지어 같은 스페인 사람인 파비안 루이스도 감독 결정에 화를 내기 시작했다"며 선수단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불화설이 PSG 졸전 뒤에 나온 터라 더욱 의미심장하다.
PSG는 지난 1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낭트와의 2024-2025시즌 리그1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개막 후 13경기 무패(10승3무·승점 33)를 이어간 PSG는 선두 자리를 유지했으나 지난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공식전 2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다.
특히 낭트가 강등권 싸움을 하는 약체라는 점에서 무승부에 대한 타격이 더욱 클 전망이다.
이강인도 이날은 혹평을 들었다. 선발 출전해 7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골대를 한 차례 강타한 것이 유일한 성과였다.
이강인은 1-0으로 앞서던 전반 22분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루이스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후 중앙으로 컷백을 내줬다. 이강인은 가까운 쪽 골대를 바라보고 왼발로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이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0분에는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37분 실점 직후 이강인이 결정적 찬스를 잡았으나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 대신 아무도 없는 중앙으로 패스하는 아쉬운 선택을 내리며 기회를 놓쳤다.
그런 가운데 팀 불화설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이전부터 엔리케 감독에게 반기를 든 우스만 뎀벨레를 비롯해 프랑스 신예 공격수 바르콜라, 이탈리아 국가대표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 등이 엔리케 감독에게 불만을 품은 것으로 드러났다.
돈나룸마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마트비 사포노프에 밀려 벤치를 지켰다.
이 와중에 이강인 대한 평가도 나왔다. 프랑스 국가대표 랑달 콜로 무아니가 이강인에게 자리를 빼앗겨 화를 냈다는 얘기다.
르10스포츠는 "무아니는 이강인을 최전방에 둔 엔리케의 신뢰를 잃었다. 엔리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시즌 중 뎀벨레, 바르콜라, 무아니 등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풋메르카토에 따르면 바르콜라 또한 점점 경기 영향력이 줄어드는 상황에 대해 내부적으로 더 많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리케 감독은 자신이 뽑지 않았음에도 이강인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던 터여서 그가 흔들리는 것은 이강인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다.
엔리케 감독은 이번 시즌 들어 자신이 아닌 구단에서 이강인 뽑았음을 인정하면서도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우리가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고품질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상대가 우리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 선수들 중 다수가 양쪽 측면과 여러 위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강인은 윙어로 뛸 수도, 안으로 들어오는 플레이를 할 수도 있고, 펄스 나인(가짜 9번)으로도 플레이 가능하다"라며 이강인의 멀티성을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이강인은 배고픔이 있는 선수다. 그래서 좋아한다"고도 했다.
물론 엔리케 감독도 이강인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는 했다. 이번 시즌 초반 이강인이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음에도 벤치에서 출발하는 일이 많았는데 엔리케 감독은 "감독으로서 15명을 선발로 넣을 수 있다면 모르지만 11명만 뽑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난 불공평한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이강인 홀대론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한편, 이강인은 지난여름 프리미어리그 뉴캐슬의 러브콜을 받은 적이 있다. 뉴캐슬은 언제든지 이강인이 오면 중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뉴캐슬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구단이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