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포수 김기연이 11월 이천 마무리 훈련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천,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천,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포수 김기연이 'KBO 2차 드래프트'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백업 포수가 고민이었던 두산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굴러온 복덩이인 까닭이다. 김기연은 2025시즌 타율 3할과 수비 1000이닝에 도전해 양의지 후계자 굳히기에 들어가고자 한다.
김기연은 지난해 11월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단 돈 4억 원에 LG 트윈스에서 이적한 김기연은 올 시즌 양의지의 백업 포수 역할을 맡아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올 시즌 김기연은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 70안타, 5홈런, 31타점, 출루율 0.337, 장타율 0.377를 기록했다. 2023시즌 28경기 출전이 최다 1군 기록이었기에 김기연이 제대로 스텝 업을 한 시즌이 됐다.
김기연은 올 시즌 종료 뒤 쉴 새 없이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 훈련에 합류했다. 최근 이천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기연은 "한 시즌을 점수로 매기는 건 주전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주전 선수로서 1년을 풀 타임으로 뛰어야 점수를 매길 수 있을 것"이라며 "운이 좋게 선발 출전 기회를 자주 받았다.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면서 자신 있게 경기에 나서다 보니까 마지막까지 좋은 흐름이 나올 수 있었다"라며 2024시즌을 되돌아봤다.
13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2024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두산 김기연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말 2사 2루 두산 김기연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주전 포수 양의지의 부상 공백이 생기면서 김기연은 예상보다 더 많은 포수 수비 이닝을 소화했다. 김기연은 올 시즌 579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양의지의 608.1이닝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은 수치다.
김기연은 "양의지 선배님이 쓴소리 전혀 없이 칭찬과 응원만 해주신 덕분에 더 자신감을 느끼고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있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가 잘한다고 칭찬하면 그보다 더 좋을 게 없지 않나. 양의지 선배님이 아프셔서 뒤에 계시더라도 그 존재감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양의지 선배님에게 많은 걸 배운 시즌이라 더 의미 있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물론 포수 수비에서 보완점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김기연은 투수들과 볼 배합 호흡과 더불어 도루 저지에 더 신경 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기연은 "정규시즌 동안 구위로 누르는 리드를 자주 했는데 포스트시즌에선 다소 다른 선택도 했었다.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하고 내년 시즌 때는 더 다양한 볼 배합을 구상하려고 한다. 또 블로킹과 도루 저지 능력도 키워서 투수들을 더 편안하게 이끌고 싶다. ABS 도입으로 프레이밍에 신경 안 써도 되니까 더 빠르게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2025시즌 김기연의 목표 수치는 타율 3할과 포수 수비 1000이닝이다. 그 목표를 이룬다면 양의지 후계자로 더 공공히 인정받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김기연은 "올 시즌 첫 풀타임이라 나도 모르게 체력적으로 지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600이닝도 소화 안 했는데 지치는 건 안 된다. 물론 양의지 선배님이 계시지만, 내년 시즌엔 타율 3할과 함께 포수 수비 1000이닝에 도전하고 싶다"라며 "마무리 훈련 때는 수비 훈련에 먼저 집중하고, 타격은 비시즌과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장기적인 계획 아래 잘 준비해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말 두산 선두타자 김기연이 안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이 2:0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두산 김택연이 김기연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이천, 김근한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