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음원차트가 더이상 무의미해진 것일까, 파리 올림픽 여파인 것일까. 음원 사이트 순위 변동이 몇 달째 일어나지 않고 있다.
최근 가요계는 이전과는 다르게 많은 곡들이 '롱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트리밍으로 인한 아이돌 그룹과 트로트 가수의 음원 줄세우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 2021년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 지난해 '시간의 지평선'과 같은 역주행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빠르게 변하던 차트 흐름이 올해는 심각하게 더딘 상황, 리스너들은 "역대급 빈집인데 아무도 뚫는 가수가 없다"며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멜론 차트 10위권만 봐도 1위부터 10위까지 3월에서 6월 말 정도에 멈춰있는 수준이다.
에스파의 '슈퍼노바' (5월 13일 발매), (여자)아이들의 '클락션' (7월 8일 발매), 뉴진스의 '하우 스위트' (5월 24일 발매), 키스오브라이프의 '스티키' (7월 1일 발매), 이영지의 '스몰 걸' (6월 21일 발매),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2019년 7월 15일 발매, 역주행), 이클립스의 '소나기' (4월 8일 발매), 뉴진스의 '슈퍼 내추럴' (6월 21일 발매), 데이식스 '웰 컴 투더 쇼' (3월 18일 발매), QWER의 '고민중독' (4월 1일 발매) 순이다.
20위권에는 3,4,5월 곡들이 가득 차있고 심지어는 지난 1월에 발매된 곡(투어스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 뮤직에는 엔믹스의 신곡 '별별별 (See that?)'과 프로미스나인의 신곡 '슈퍼소닉', 단 2곡이 최근 10위권 안에 들었을 뿐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다. 멜론 차트에서 순위를 장악한 가수 에스파, 뉴진스, QWER, (여자)아이들, 키스오브라이프 등 동일한 곡이 10위권 안에서 유지되고 있다.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네티즌들은 "요즘 차트 순위가 바뀌는 게 없어서 계속 들으니까 질린다", "남돌 줄세우기 막으려고 도입한 탑백 시스템이 오히려 차트가 고이게 만드는데 크게 한몫한 듯", "예전에는 음원 탑 백(TOP 100) 들으면 '새로 나온 건가?' 하는데 요즘은 들을 때마다 '컴백을 안하나?' 생각할 정도", "스밍(스트리밍)으로 (순위) 올리기도 어려워짐", "수록곡까지 다 듣는 사람 입장에선 들을 거 많아요", "요즘엔 역주행이 기본인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음원 차트의 집계 방식이 실시간에서 24시간 반영으로 변경되고, 듣는 음악보다 보는 음악이 강세인 상황, 리스너들이 직접 마음에 드는 곡을 찾아든는 현상 등 다양한 이유를 꼽았다.
이와 관련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엑스포츠뉴스에 "프랑스 파리 올림픽의 여파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올림픽을 피해 노래가 많이 나오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4,5,6월 노래가 계속 선점하는 일이 강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7월과 8월은 가요계 성수기로 다양한 가수들이 신곡을 발매하는 시기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는 신곡 발매를 늦춘다. 올해 또한 7월에 신곡을 발매한 가수는 많지 않다.
지난 7월 써클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린 그해 8월 1∼400위 음원 이용량은 전월 대비 9% 감소했다. 방송계 또한 예능과 드라마를 대거 결방하고 올림픽 시즌에 집중한다.
그러나 지난 3월과 4월 발매한 곡과 역주행 곡이 9월에 접어든 현재까지 차트 10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심지어 해가 지날수록 역주행 곡이 점차 늘고 있다. 월드컵 뿐만 아니라 추석, 설날과 같은 대형 행사가 있을 경우에도 앨범 출시일을 미루는 경향을 보이는데 9월 추석을 지나고도 이러한 변동없는 음원차트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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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