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노수린 기자) 이영표와 안정환이 감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25일 방송된 SBS '과몰입 인생사2'에서는 홍진경, 이용진, 이찬원, 송해나가 인생 텔러 이영표와 함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인생에 조명했다.
"감독의 역할은 어느 정도 중요하냐"는 질문에 이영표는 "선수 반 감독 반이라고 생각한다. 경기장 벤치에 감독이 누가 앉아 있느냐에 따라서 경기 결과가 달라진다. 그 정도로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거스 히딩크는 네덜란드에서 인터뷰를 통해 '과몰입 인생사'에 깜짝 출연했다.
히딩크는 이영표에게 "보고 싶다. 네가 날 보면 좋겠다. 고맙다. 멋진 시간을 함께했다. 네가 참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를 본 홍진경은 "히딩크 감독님인 줄 모르고 닮은 분을 섭외한 줄 알았다"고 놀랐다.
히딩크는 당시 국가대표팀에 대해 "과한 위계 질서가 있었다. 후배가 어떻게 해야 할지 선배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 후배더라도 기회가 생기면 눈치를 보면 안 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선후배 관계 없이 반말을 쓰기 시작했고, 이는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홍명보를 명단에서 제외하고 박지성을 기용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에 축구협회는 히딩크에게 추천 선수 명단을 보내기도 했는데.
히딩크는 "솔직히 말하자면 가끔 우리는 서로 간의 불화가 있었다. 축구협회에서 명단을 제안했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명단이 있다'고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2002 월드컵 1년 전에 열린 대륙간컵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5:0으로 참패한 데 이어 체코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시 5:0으로 또 한번 참패를 당하자 히딩크 감독은 비판을 받게 된다.
히딩크 감독은 이때까지도 최종 엔트리를 선정하지 않고 60여 명의 선수를 테스트했던 것.
이영표는 "문이 계속 열려 있었기에 모든 선수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히딩크 감독은 당시 안정환 선수를 엔트리에 넣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이영표는 "히딩크 감독과 안정환 선수의 만남은 초반부터 좋지 않았다. 외제차를 들고 훈련장에 등장한 선수가 바로 안정환이었다. 히딩크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답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안정환을 뽑지 않냐"는 질문에 히딩크는 "소속팀에서 벤치 신세인 선수를 주전으로 쓸 수는 없다. 안정환은 축구보다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인터뷰할 정도였다.
이영표는 히딩크 감독과 안정환 선수 간 불화에 대해 "다 있는 곳에서 안정환 형에게 '너 오늘도 향수 발랐냐'는 등 자극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히딩크 감독은 풀 죽어서 완전히 포기하기 직전의 안정환 선수에게 '월드컵이 끝나면 너의 인생은 바뀌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정환은 "그때 당시에 감독님이 나를 폄훼하고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열심히 안 한다'고 했을 때 한번 확 들이받을까 생각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축구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참을성을 길러주신 것 같다. 히딩크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4강 안에 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인터뷰했다.
사진=SBS 방송화면
노수린 기자 srnnoh@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