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그룹 엑소 첸백시(첸·백현·시우민) 소속사 INB100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부당 처사를 고발하겠다며 불공정한 음원 유통수수료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나선 가운데, '유통 수수료 5.5%'에 대한 모순만 남는 모양새다.
INB100 측이 SM을 둘러싼 유통 수수료 차별을 주장, "SM의 유통 수수료 5.5%는 관계사 특혜"라며 공정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앞선 긴급 기자회견에서 "SM이 약속한 5.5%를 받지 못했다" 항변, 같은 조건인데 SM은 '특혜'였고 자신들은 '권리'라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유통 수수료란 발매된 음원·음반을 국내외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및 온오프라인 앨범 판매점들을 통해 유통하는 역할의 유통사업자가 받는 수수료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기획사와 유통사는 계약 기간, 유통 대상 음원의 가치, 선투자금 여부와 규모, 유통 수수료 등을 전체적으로 협의해 계약을 체결하는데 유통 수수료는 유통 계약 조건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INB100과 빅플래닛메이드 측의 주장대로, 이들은 '유통 수수료 5.5%'를 받지 못 하는 것일까.
이는 선급금 투자 여부와 규모 등 다른 유통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선급 투자는 유통사가 음원·음반 유통 계약 체결시 기획사에 먼저 지급하는 투자금을 의미한다. 기획사는 이 자금을 활용해 아티스트 활동을 지원하고, 앨범 기획 및 제작에 나선다. 유통사는 앨범 발매 후 유통 수수료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SM과 같은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의 경우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만, 대다수 기획사들은 선급 투자금으로 아티스트의 앨범을 제작하고 사업을 추진하기 마련. 즉, 이들이 INB100과 빅플래닛메이드뿐 아니라 다른 기획사들의 유통 수수료를 언급할 때 선급금 투자 여부를 비롯한 다른 조건들이 SM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혔어야 한다. 그만큼 수수료율의 책정은 여러 조건에 따라 다르게 산정되기 때문.
원헌드레드 차가원 회장은 SM의 '5.5%'에 따라 빅플래닛메이드도 같은 요율을 적용해 달라 요구하며, 카카오엔터에 계약 해지를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빅플래닛메이드 측은 선급금 투자 여부 등 다른 유통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 선급금 투자 여부는 물론 금액 규모, 수수료율 등은 각 회사 간 기밀 사항이라 계약 당사자들이 밝히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빅플래닛메이드 역시 유통 수수료는 공개하면서, 유통 계약 관련 다른 조건은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SM과 INB100·빅플래닛메이드의 유통 음원 가치 역시 따져봐야 할 문제다. 카카오엔터는 SM 소속 모든 아티스트 음원·음반을 유통, 에스파·라이즈부터 레드벨벳·엑소 등 막강한 글로벌 팬덤을 지닌 아티스트들의 모든 음원·음반 유통을 책임진다.
첸백시 역시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엑소 유닛 그룹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첸백시만으로 구성된 INB100 가치 평가가 SM과 같을 수 없다는 입장.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원·음반 가치와 첸백시만 존재하는 INB100은 규모부터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카카오엔터가 음악 유통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기획사에 특혜를 준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뜻. 이들은 정당한 원칙에 따라 계약을 체결하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빅플래닛메이드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