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토트넘이 올시즌 농사를 결정짓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한판 대결을 앞둔 가운데, 적지 않은 토트넘 팬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이 맨시티에 지기를 바라는 듯한 모습을 드러내 논란이다. 토트넘이 맨시티에 지는 것보다, 라이벌 구단 아스널이 우승하는 것이 더 보기 싫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12일 끝난 번리와의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챙기면서 승점 63을 기록했다. 승점 67을 기록한 4위 애스턴 빌라와의 간격을 4점으로 줄이며 남은 2경기에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 마지노선인 4위에 들 수 있는 희망을 살린 것이다. 토트넘은 오는 15일 오전 4시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현재 선두이자 사상 초유의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와 격돌한다.
맨시티는 승점 85를 기록하고 있는데 2위 아스널(승점 83)의 추격을 받고 있다. 맨시티 입장에선 토트넘에 패하면 아스널에 선두 자리를 내주면서 4연패 전선에 빨간불이 켜지는 셈이다.
마침 맨시티는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이 2019년 개장한 뒤 프리미어리그 맞대결에서 토트넘에 승리와 승점은커녕 골도 넣은 적이 없다. 맨시티는 각종 공식대회 토트넘 원정에서 2019년 4월 이후 골이 없었으나 지난 1월 FA컵 32강 원정에서 1-0으로 이기면서 징크스를 털긴 했다.
하지만 아직 리그에선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 골이 없다. 이에 맨시티를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토트넘전을 '결승전'으로 표현했다. 토트넘 역시 맨시티를 이겨야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간다.
토트넘 팬들의 정서를 살짝 다른 것 같다. 토트넘이 맨시티를 이기면, '북런던 더비' 라이벌이자 원수 같은 구단 아스널이 우승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적지 않은 토트넘 팬들은 아스널이 우승하는 것보다 맨시티에 지는 것을 선택하는 상황이다. SNS 등에선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7월까진 난 시티(맨시티)"라는 노래를 버젓이 부르고 다니는 영상이 적지 않게 떠돌고 있다.
토트넘 '찐팬'들은 이런 영상에 격분하고 있다. 그들은 "선수들은 맨시티전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뭐하는 짓인가", "너희들 때문이라도 우리 선수들이 맨시티를 이길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제3자 같은 이들은 "이게 바로 스몰 클럽의 멘털리티"라며 토트넘이 왜 60여년 넘게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하는지 비웃고 있다.
사진=X,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