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에릭 턴하흐 감독의 언론 통제가 다시 한번 나왔다. 지난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26일(한국시간) "맨유의 에릭 턴하흐 감독이 금요일(26일) 기자회견에서 언론사 3곳 질문을 금지했다. '더 선', '미러',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기자들은 기자회견에는 참석했지만 질문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맨유는 27일 번리와의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회견장으로 언론을 초대했다. 3곳은 턴하흐 답변을 듣기만 한 것이다.
이유는 지난 21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 코번트리 시티의 2023-2024 잉글랜드 FA컵 준결승 경기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턴하흐 감독이 팀이 코번트리를 상대로 고전하는 동안 그를 비판한 기자들에 대해 여전히 나쁜 감정을 품고 있는 것 같다"며 "지난 주말 턴하흐 감독은 맨유의 극적인 웸블리 붕괴에 대해 그를 비판하는 기자들의 질문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맨유의 지난 21일 경기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2부 리그 팀인 코번트리를 상대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턴하흐 감독도 이 경기에 대해 부끄럽고 불명예스럽다고 말했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맨유는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경기를 앞서 갔고 후반 13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득점까지 나오며 경기를 3골 차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문제였다. 턴하흐 감독은 경기를 지키고자 수비적인 전술로 임했고 코번트리가 맨유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맨유는 후반 26분과 34분 연속골을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고 추가시간 5분 페널티킥까지 내주며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를 했다. 맨유는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의 선방 힘 입어 승부차기 4-2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올라가긴 했으나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승리였다.
턴하흐 감독에 대한 비판과 선수들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턴하흐 감독은 3골 차로 벌어지자 경기를 너무 수비적으로 임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고 선수들은 너무 안일하게 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들었다.
이기고도 분위기가 좋지 않던 맨유는 지난 25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홈 경기에서 승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리그 최하위 셰필드를 상대로 선제골과 역전골까지 내주며 끌려갔으나 이후 3골을 넣으며 4-2 승리를 만들어냈다.
맨유는 셰필드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7위에서 6위로 올라갔다.
맨유가 순위 상승을 이뤄내긴 했으나 이번 시즌 턴하흐 감독은 계속 많은 비판과 마주하고 있다. 지난 시즌 팀을 3위까지 이끌며 이번 시즌 기대를 모았으나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 속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리그에서는 6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최하위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FA컵에서 결승까지 올라 체면치레는 한 수준이다.
턴하흐 감독의 언론 통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BBC는 "지난 12월 시즌 초에도 턴하흐 감독은 구단을 향한 부정적인 기사에 대해 답변할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후 4개 언론사 기자의 질문을 금지했다"며 이번이 처음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당시 구단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여러 언론사를 상대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이야기를 올려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고 논평하고 비판하고 맥락과 연관 지어서다"며 "우리는 이것이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이라고 믿으며 이것이 우리가 협력하는 방식을 재설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