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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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서울대회 참가하는 지방 학교들의 고충

기사입력 2011.08.16 10:40 / 기사수정 2011.08.16 10:40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수원, 김현희 기자] 보통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대학 운동부는 휴식을 취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웨이트트레이닝실을 비롯해 각종 체육관에 문이 잠긴다. 그러나 수원에 위치한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는 예외다. 30명 내외의 선수들이 웨이트트레이닝에 이어 실내 러닝 훈련을 하고 있었다.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살펴보니 대학생이라 하기에는 어려보였다.

이 선수들은 대통령배 고교야구를 준비 중인 대구 상원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었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박영진 감독이 모교를 잠시 빌려 쓰면서 후배 이연수 감독(성균관대 야구부 감독)에게 양해를 구한 결과였다. 김승관 타격 코치와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훈련에 임하는 모습이 자못 진지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박 감독은 남다른 고충을 털어놓는다.

“비 때문에 경기를 못 하면 우리 같은 지방 팀들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어요. 언뜻 보기에는 그냥 하루 연기한 것으로 보이겠지만 지방에서 온 팀들은 어쩌겠습니까. 1박을 더 해야 하니까 비용이 더 많이 들잖아요. 취소된 경기가 모두 돈입니다.”

사실 무리도 아니었다. 상원고 야구부는 청룡기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리그 2연패를 꿈꾸며 대통령배 대회에 임했다. 원래대로라면 14일에 인창고와 경기를 치른 이후 곧바로 대구로 내려간 다음, 다시 수원으로 올라오는 방법을 택해야 했다. 그래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천으로 인해 하루 더 수원에서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숙박비는 모조리 학교 부담이 되는 셈이었다.

숙박비 뿐 만이 아니다. 훈련 이후 발생하게 되는 각종 식비, 세탁비, 위생 비용 등 결코 적지 않은 자본이 투입된다. 재경 동문들의 도움이 어느 정도 작용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이 비용도 대부분 학교로 귀속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예전 같으면 지방 대회가 있어서 그 비용을 조금이라도 절감할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아예 서울대회 아니면 열리지 않으니 비용이 많이 든다. 차라리 지방 팀들끼리 모여서 전국대회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다소 아쉬움 섞인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시작되면서 비용적인 측면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서울 소재 학교들 뿐인 셈이다. 버스 한 번으로 목동, 수원구장을 왕복하면 되기 때문이다.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는 ‘내일의 프로야구선수’를 배출할 수 있는 장(場)이다. 그러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방 팀들을 위한 효과적인 지원 대책이 있어야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다. 대한야구협회의 ‘대주주’격인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통 큰 지원책’을 내놓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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