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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한국의 호프만-리베라를 꿈꾼다

기사입력 2011.08.13 09:02 / 기사수정 2011.08.13 09:02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도대체 그의 세이브 행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13일 대구 KIA전서 개인 통산 최연소 최소 경기 200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의 향후 세이브 행진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더 이상 올 시즌 구원왕에 대해서 논하는 건 '실례'이고, 김용수(중앙대 감독)의 통산 227세이브 한국 기록을 깨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제 오승환은 이러한 것들을 뛰어넘어 더 큰 목표를 향해 정진할 때다.

▲ 1차 목표는 임창용?

오승환은 통산 334경기이자 만 29세 28일에 200세이브를 기록했다. 올 시즌 팀이 치른 95경기 중 42경기에 등판해 35세이브를 쌓은 그는 133경기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 산술적으로 16~17경기에 더 등판해 14세이브를 더 쌓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본인이 2006년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 아시아신기록(47세이브)을 2개나 앞설 수 있고 심지어 대망의 단일 시즌 50세이브도 바라볼 수 있다.

또한, 구대성(시드니)이 지니고 있는 통산 214세이브를 올 시즌 안에 넘길 수 있고 내년 시즌 초반에는 김용수의 기록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재 한일통산 285세이브를 기록 중인 임창용(야쿠르트)과의 경쟁만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간 오승환이 걸어온 여정과 인내를 봤을 때 그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그의 나이가 서른이고 임창용이 36세라는 걸 감안하면 85개 뒤진 오승환이 몸 관리를 잘한다는 가정 속에 결국 향후 어디서 야구를 하든 임창용의 통산 세이브 개수를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오승환의 200세이브를 기점으로 해서 해외 각 구단의 관심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투수의 FA 자격조건은 규정이닝(총 경기수*1)의 3분의 2 이상을 9년간 꾸준히 던지거나 9년 연속 145일 이상 1군에 등록되는 것이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2009년 가까스로 FA 자격 연한을 채웠으나 지난해에는 실패해 2014시즌까지 별 일 없이 무사히 마치면 FA가 된다. 아울러 삼성의 동의 하에 내년 시즌 후 해외진출을 노릴 수 있다. 이미 삼성 오치아이 투수 코치는 오승환이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한다고 내다봤고, 상당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관계자도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의 호프만? 리베라?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오승환의 세이브 속도는 메이저리그 톱 클래스 마무리와 비교해봐도 뒤처지지 않는다. 1980년 11월생인 메이저리그 보스턴 조너선 파벨본은 올 시즌 359경기 만인 지난 6월 8일 뉴욕 양키스전서 200세이브를 올려 오승환보다 약간 페이스가 느리다. 일본에서는 사사키 가즈히로(전 요코하마)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1998년 370경기 만에 200세이브를 쌓아 올린 게 최소 경기 기록이다. 파벨본의 경우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의 특성상 몇 년 더 두고 봐야 세이브 경쟁 레이스의 향방을 알 수 있을 듯하다.

현재 메이저리그 통산 세이브 순위를 살펴보면 쟁쟁한 마무리 이름이 눈에 띈다. 1위는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지옥의 종소리'의 주인공 트레버 호프만이다. 무려 601세이브를 쌓았다. 2위는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 중인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다. 한국 날짜로 12일까지 통산 589세이브. 역시 오승환과의 거리 차는 현격하다. 그도 그럴 것이 100년을 훌쩍 남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빅리그서는 200세이브를 넘긴 투수만 한국 날짜로 12일까지 무려 42명이었다.

하지만, 현역 선수로 대상을 한정할 경우 현재 오승환보다 통산 세이브를 더 많이 쌓은 투수는 8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한국 날짜로 12일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세이브 현역 2위는 36세 프란시스코 코데로(신시네티)의 312개였다. 역시 오승환과의 차이가 작지 않다. 그러나 오승환도 앞으로 꾸준히 연간 35~40세이브를 잡아낸다면 단순 계산상 3~4년 정도 뒤에는 300세이브를 넘길 수 있고 30대 중반에도 구위를 유지한다면 400세이브, 40대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500세이브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오승환이 호프만이나 리베라의 세이브 기록를 따라잡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지난 2년간 세이브 적립이 더뎠던 게 아쉬운 대목. 그러나  전 세계적인 마무리 전설들의 기록을 따라간다는 것 자체로 이미 한국의 마무리 전설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이다. 그 자체로 유쾌한 도전인 셈이다. 일단 목표를 더욱 높고, 크게 둔다면 두 전설과도 같은 마무리 투수에 버금가는 족적을 남기는 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오승환의 개인 통산 200세이브는 더 큰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출발선에 섰음을 의미한다.

[사진=오승환 호프만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kj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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