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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1일 만에 값진 선발승…"150이닝 던지고 싶다, 10승도 꿈이다"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03.31 00:45

9년 만에 선발승을 거둔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하영민. 박정현 기자
9년 만에 선발승을 거둔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하영민. 박정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정현 기자) "기분이 많이 달라요. (9년 전에는) 막내로 20살이었는데, 지금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30살에 선발승을 했으니 많이 다릅니다."

하영민은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두 번째 만남에서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시즌 첫 등판과 개막 후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한 팀 상황을 고려할 때 부담될 법도 했지만, 하영민은 씩씩하게 제 공을 던졌다. 최종 성적은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8-3 승리에 힘을 보태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지난 2015년 9월 23일 목동 SK 와이번스전 이후 9년 만에 기록한 값진 선발승이다.

경기 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하영민을 향해 "겨울 동안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첫 등판부터 좋은 결과를 만든 거 같다. 9년 만에 선발승을 축하한다"라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하영민 역시 오랜만에 거둔 선발승에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그는 "몰랐다. 그렇게 오래됐는지 몰랐고, 승리해서 좋다"라며 "(20대 때 선발승과는) 기분이 많이 다르다. (9년 전에는) 막내로 20살이었는데, 지금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30살에 선발승을 했으니 많이 다르다"라고 얘기헀다.

하영민은 리그 최상급 공격력을 자랑하는 LG 타선을 잠재웠다. 엑스포츠뉴스 DB
하영민은 리그 최상급 공격력을 자랑하는 LG 타선을 잠재웠다. 엑스포츠뉴스 DB


하영민은 지난 2014년 KBO 리그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그는 데뷔 첫해부터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으며 14경기에 등판했고, 이듬해 구원 투수로 보직을 변경해 18경기(2선발)에 나섰다. 그렇게 불펜과 선발을 오갔고, 2018년 9월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선발 등판을 마지막으로 구원 투수에만 전념했다.

오랜만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소감에 대해 하영민은 "평정심을 많이 유지하려 했다. 긴장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다. 긴장을 정말 많이 했다. 코치님께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긴장되는 마음을 억누르며 견디려고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라며 "(긴장되는 마음은 이닝이 지나도) 똑같았다. 한 이닝씩 막아내고 돌아오면 코치님이 '1이닝'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하영민을 선발진에 합류시켜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 역시도 올 시즌 선발 투수로 뛸 수 있기에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리며 시즌을 준비했다.

하영민은 "(선발에 대한 갈망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감독님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한 번 말씀을 드렸다. 근데 흔쾌히 '알겠다'라고 하시며 비시즌에 루틴 등을 만들어 오라고 하셔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라고 대답했다.

하영민은 5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엑스포츠뉴스 DB
하영민은 5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엑스포츠뉴스 DB


올 시즌 경험 많은 하영민이 선발진에 힘을 보태준다면, 키움은 계획대로 시즌을 풀어갈 수 있다.

하영민은 "(타자와 승부할 때) 3구 이내에 최대한 빨리 승부를 보려고 한다. 내가 볼을 던지면, 야수들도 그라운드에 서 있는 시간이 길어 힘들 수 있다. 빨리빨리 맞춰 잡아 타자들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며 "최소 150이닝을 던지고 싶다. 또 선발 투수라면 10승이 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힘찬 각오를 밝혔다.

끝으로 이날 경기에는 중견수 박수종과 2루수 김혜성, 포수 김재현 등 야수들이 호수비와 화끈한 타격을 자랑하며 하영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하영민은 "오늘(30일) 야수들이 정말 많이 도와줘서 자신감이 생겼다. 야수들만 보고 던졌던 것이 좋은 결과로 많이 이어졌다"라며 "개인적으로는 (김)재현이 형이 리드를 잘해주셨기 때문에 형을 더 많이 믿고 던지려고 생각한다. 오늘도 결과가 좋게 나와 그런 생각으로 생각하면, 편안하게 더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동료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 하영민. 키움 히어로즈
동료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 하영민. 키움 히어로즈


사진=박정현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키움 히어로즈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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