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한화 류현진이 태블릿PC로 ABS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그만의 무언가가 있겠죠."
류현진이 데이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어깨 수술 후였다. LA 다저스 시절인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복귀 후 자신의 감 하나에만 의존할 수 없었고, 자료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당시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는 그런 류현진에게 등판 전날 전력분석 발표를 권유했다. 류현진은 발표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상대를 공부했고, 등판일에도 이닝 사이사이 꾸준히 수첩이나 페이퍼를 보며 자료를 확인했다. 촘촘한 상대 분석은 류현진의 '칼제구'와 만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1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여전하다. 더그아웃에서는 늘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PC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등판일이 아닌 날에는 훈련과 응원 만큼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최원호 감독의 증언도 잇따랐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사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그렇게 꼼꼼할 것 같지 않은 스타일로 보이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전력분석팀 얘기를 들어보니 자료 요청을 엄청나게 하고, 엄청 많이 본다고 하더라. 예를 들어 어떤 데이터가 나왔을 때, 그 데이터에 대한 사례를 100개 이상 씩 본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최 감독은 "(지금의 류현진을 만든) 특별함이 있을 것이다. 단순히 감각이 좋고, 기질이 좋은 걸 떠나서 그만의 무언가가 또 있을 것"이라고 류현진의 꾸준한 연구와 성실함을 높이 평가했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류현진이 LG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 1회초 종료 후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한국 무대 복귀전은 다소 아쉬웠다.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시즌 첫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탈삼진 없이 3⅔이닝 6피안타 3사사구 5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야수 실책이 끼긴 했지만, 류현진 특유의 제구력이 보이지 않는 등 완벽한 모습이 아니었다.
첫 경기 후 류현진은 "기분 좋게 마운드에 올라갔다. 가장 큰 구장에서 많은 팬들 앞에서 던졌고 한화 팬분들도 많이 와주셨는데, 이름 불러주셨을 때 짜릿했다"면서도 "컨디션은 좋았는데, 컨디션이 아무리 좋아도 제구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류현진은 오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통산 99승에 재도전 한다. 최원호 감독은 복귀전에서 86구를 던진 류현진의 다음 투구수를 묻는 질문에 "100구 안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사진=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