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K리그 역대 최고 외인' 제시 린가드의 K리그 이적이 성사된 건 FC서울의 진심이 담긴 성의와 열정 덕분이었다.
FC서울 이적설로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고간 린가드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린가드는 "다른 구단의 제안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FC서울이 보여준 열정에 한국행을 결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FC서울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FC서울이 'K리그 역사상 최고 빅네임'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린가드를 영입했다"라고 발표하면서 지난 일주일을 뜨겁게 달궜던 이적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FC서울이 설명한대로 린가드는 K리그 역사상 최고의 네임밸류를 가진 외국인 용병이다.
프리미어리그 대표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으로 1군에서 통산 200경기 이상을 출전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82경기에 출전해 29골 14도움을 기록했으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를 거쳤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린가드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4강으로 이끌었다. 이 대회에서 잉글랜드가 치른 7경기 중 6경기를 뛰었으며 이 과정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는 등 주전으로 활약했다.
다만 린가드는 2021-22시즌 맨유를 떠난 후 노팅엄에 입단했으나 지난해 여름 계약이 종료된 후 소속팀 없이 8개월 간 개인 훈련만 진행했다. 실전 감각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전 세계 수많은 팀들이 린가드와의 계약에 관심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FC서울이 린가드에게 가장 진심을 담아 접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FC서울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 정말 기대되고 흥분되는 상태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힌 린가드는 "지난 여름 굉장히 많은 구단과 리그에서 오퍼가 있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다른 구단들은 내게 구두로만 제안했던 반면, FC서울은 직접 문서를 가지고 맨체스터에 와서 내 몸 상태를 체크하는 등 열정을 보여줬다. 그 순간 이미 FC서울로 이적하기로 결심했다. 다른 구단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FC서울로 이적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FC서울이 린가드에게 진심을 보인 이유가 있다. 한국 수도를 연고로 한 팀이라는 자부심에 걸맞지 않게 최근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FC서울은 이른바 '빅네임'을 영입해 옛 명성을 되찾고 구단 가치를 올리고자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FC서울은 "그동안 K리그를 선도하는 리딩 구단으로서 실력과 인기를 두루 갖춘 빅네임 영입에 앞장서며, K리그의 흥행은 물론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까지 견인해 줄 만한 임팩트 있는 시도를 꾸준하게 해왔다. 이번 영입 역시 FC서울과 린가드 선수 양측의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목표가 맞아떨어지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로 연고를 복귀한지 20주년을 맞아 K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FC서울과 K리그가 세계적인 수준에 맞춰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비전을 담아 이번 이적을 성사시키게 됐다"라고 FC서울의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린가드도 FC서울의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였다. 린가드는 "K리그가 더 발전할 수 있고, 글로벌한 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나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하루빨리 경기장에 돌아가 경기를 뛰는 게 중요하다. FC서울의 글로벌 진출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게 중요했다"라고 FC서울 이적을 결정하게 된 배경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린가드는 기자회견 내내 "하루빨리 경기장으로 돌아가 축구를 하고 싶었다"라거나 "경기장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중요했다"라고 말하는 등 오직 그라운드 복귀에 대한 것만 원했다.
그동안 다른 구단들이 구두 계약서만 내밀 때 FC서울은 맨체스터까지 날아가 직접 몸 상태를 확인하고 계약 문서를 내미는 등 진심을 보였고, 린가드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FC서울은 지난 시즌 초반 우승 경쟁을 하다 여름 이후부터 급격한 부진을 겪으며 7위로 마쳤다. 이번 시즌에는 국내 최고 명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김기동 감독을 선임하며 명가 재건을 목표로 삼았다.
린가드를 품은 FC서울이 리그 상위권 도약에 성공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글로벌 무대로 진출할 수 있을지, 린가드가 이 과정에서 크게 공헌할 수 있을지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이 쏟아질 전망이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