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석 "주연 욕심? 마흔 전에는 꼭…목표는 다작 배우" [엑's 인터뷰③]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윤종석이 배우로서 목표와 함께 연기열정을 드러냈다.

최근 윤종석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31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핀다'에서 최칠성의 승부조작 및 불법 도박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거산시로 내려온 '수사만렙' 형사 현욱 역을 맡은 윤종석. 

그는 거산 토박이 출신인 유경(이주명 분)보다 더 깊게 시골 마을에 스며드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했으며, 거산 지구대 소속 순경 석희(이주승)와 형과 동생을 넘어선 환상의 브로맨스 케미를 자랑했다. 또한, 현욱의 쿨하면서도 발랄하고 명랑한 면모까지 선보이면서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하기도.



현욱 역할을 맡기 위해 특별히 신경쓴 부분이 있을까. "외형적인 걸 신경썼다기 보다는 5명 거산의 오래된 친구들이 있는데 나는 거기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생각을 했다"라며 "가장 가까운 사람들한테는 말하지 못하지만 촉매제 역할을 해주면 이 드라마에서 좋은 역할을 해낸 거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시청자분들에게도 궁금했던 거 물어보고 싶었던 걸 대변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거산 시장 상인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모습, 너스레를 떠는 장면 등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어떻게 연기에 임했을까. "너무 부담스럽지도 않고 너무 냉정하지도 않고. 상대방에 대한 온도를 정확하게 맞춰서 잘 위로해 주거나 있어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기존에 생각하는 형사분들이 하는 선입견에서 최대한 벗어나려고 했다. 오히려 사람들과 조금 더 살갑게 어울리는 연구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른들에게 유난히 사랑받는 얘기를 많이 나누고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어른들에게 유난히 사랑받는' 비결이 있을까. "많이 웃어야 할 것, 질문이 많아야 할 것, 한없는 수용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 것을 중점적으로  했던 것 같다. 발췌된 아이디어가 처음 아주머니들 만나서  막걸리 먹는 장면이 있다. 전을 어디까지 입에 넣을 수 있냐고 해서 주시고 싶은 만큼 주시면 된다고 말을 했는데 다음 대사가 안되더라"라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윤종석은 '모래꽃'에 대한 키워드로 "클래식"을 꼽았다. "명사 그대로 고전적인.  트렌드와는 별개로 언제 봐도 봐지고, 바래지지 않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아직 작품을 못 본 예비 시청자들에게 "이 작품은 수많은 감정이 일렁이는 순간에 알게 모르게 치유가 되는 작품이니까 꼭 그걸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추천했다.

"씨름처럼 뒷심이 있는 작품이다"라는 평에 대해서는 "처음에 작품 할 때도 '스코어에 연연하지 말자, 언젠가 관객분들도 보실 거고 드러날 거다'라는 얘기를 자주했었다"며 공감했다.

윤종석은 작품이 평소 텐션에도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실제로 지난 인터뷰에 비해 밝아진 분위기가 눈에 띄었다. "찌르고 죽이고 패고 이런 역할들은 연장이 있다. 우울해진다거나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거나. 반대로 즐겁고 재미있고 깔깔깔 웃으면서 하는 (역할의) 작품들은 일상에 전이가 되는 경향이 있다. 작년 여름을 생각해 보면 밝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에 대해서는 "작년의 연장선으로 다작을 하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이유를 묻자 "조금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 여러 가지 면모, 조금 더 확장해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차기작에 대해 "이 작품의 연장선에서 보면 스포츠 드라마라는 게 엄청 매력이 있더라. 스포츠 가진 힘이 극적인 순간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언젠가 스포츠 드라마를 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 종류는 가리진 않겠지만 야구도 재밌을 것 같고, 농구도 재밌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쉼 없이 연기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을 무엇일까. "지나치리만큼 돌아본다. 오랫동안 돌아보게 되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조급해지는데 조급함이 건강하게 변화하면서 뭔가를 하게 하는 힘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에 관한 노하우를 묻자 "'나는 힘들지 않아'라고 하면 힘든 게 먼저 떠오르더라 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기와 관련 없는 다른 일들에 집중하려고 한다. 목공을 하거나 운동하거나"라고 말했다.

2017년에 데뷔한 윤종석은 어느덧 7년차 배우가 됐다. 주연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주인공은 제가 맡을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응당 짊어져야 할 무게라고 생각하고 빨리 오고 싶어 하거나 그러진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작품이 있으면 분량, 이야기의 크기를 보고 들어가고 싶고 천천히 스텝을 밟아나가서 무너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마흔 전에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매력에 대해서는 "텍스트를 집요하게 들여다보는 편이다. 사랑이라는 텍스트가 있으면 집요하게 되물어본다. 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 과정을 거치면 온도에 맞는 말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제 매력이라고 한다면 텍스트를 깊게 들여다보는 집요함이 있다"고 자신했다.

끝으로 신년 목표에 대해 "피아노 두 곡을 악보를 보지 않고 완곡하기가 목표"라고 전하며 배우로서는 "상대 배우를 편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들면 스코어랑 상관없이 따라오게 되는 경향이 있더라. 내가 중요한 것보다 상대를 행복하게 하는 배우가 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모래꽃'을 재미있게 본 시청자들에게 "격정의 순간을 보내고 있는 여러 많은 청춘들과 친구분들이 이 이야기를 통해서 '나 혼자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고, 좋은 클래식 음악처럼 시간이 지나서 이 이야기가 희미해졌을 때 스스럼없이 꺼내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길 바란다"고 인사를 남겼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ENA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