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울브스)의 놀라운 경기력에 영국 내 전문가들 시선이 고정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개막 직전 허겁지겁 울브스에 부임했음에도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게리 오닐 감독, 지난 2년간 부침을 겪다가 올시즌 맹활약 중인 골잡이 황희찬에게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로 맨시티에서 뛰었던 마이카 리처즈, 그리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으로 영국을 대표하는 축구 셀러브리티 게리 리네커는 4일(한국시간) 공개된 팟캐스트 '더 레스트 이즈 풋볼'에서 울브스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파죽지세 연승을 다뤘다. 두 전문가는 "지금 축제 분위기인 팀에 대해 다뤄야 한다"며 울브스를 콕 집어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울브스는 3경기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첼시, 브렌트퍼드, 에버턴 등 하나 같이 쉽지 않은 상대였지만 각각 2-1, 4-1, 3-0으로 누르며 일주일 사이 승점9를 챙겼다.
후반기 순위 싸움에 새롭게 뛰어든 다크호스가 된 셈이다. 이러한 경기력의 핵심에는 오닐과 황희찬이 가장 먼저 손에 꼽혔다.
리네커는 "오닐에겐 매우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며 "매우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고 했다. 울브스 전임 감독 훌렌 로페테기가 갑작스레 팀을 떠나며 생긴 공백에 지난 시즌까지 AFC 본머스를 이끌며 성과를 거둔 오닐이 소방수로 투입됐지만, 오닐이 소방수 그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리처즈 또한 오닐의 확고한 전술 체계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맡고 있는 에릭 턴하흐 감독을 비롯해 많은 감독들이 일주일동안 전술을 짜고 경기를 보여주지만 정작 경기장에서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면서도 "오닐은 훈련의 성과를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감독"이며 "선수들이 오닐의 전술을 잘 이해하고 뛴다는 게 잘 보인다. 그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과 선수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자신의 철학을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선수단에게 심어주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경기는 선수들이 뛰는 것이기 때문이다. 리차즈는 "오닐이 자신의 전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봤다"며 "그는 매우 간결하고 간단하게 설명을 잘 한다"고 전했다. 오닐 스스로 갖고 있는 전술에 대한 생각이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전술 핵심에서 특히 꽃을 피운 선수가 있으니 바로 황희찬이다.
지난시즌 울브스에서 단 3골에 그쳤던 황희찬은 올 시즌 내내 리그에서만 10골을 집어넣으며 생애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3경기에서는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에게 최대한의 공격포인트와 승점을 선물하고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리처즈는 "황희찬은 정말 감각적인 선수(센세이셔널·sensational)"이라고 치켜세우며 "수많은 득점을 올렸으며 지난 경기에서는 도움까지 올렸다"고 호평했다.
황희찬의 변신은 리처츠에게는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는 "처음 황희찬이 울브스에 왔을 때 기술적으로 좋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골을 많이 넣지는 못했다"며 "이제는 진정한 황희찬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울브스는 황희찬이 아시안컵 트로피를 따러 갔으니 약간 곤경에 처했다"며 다가오는 울브스 경기력에 우려를 보내기도 했다.
울브스는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황희찬 등 세 명의 공격수로 경기력 향상을 꾀했다.
그러다 네투가 지난 10월 부상을 입고 전력에서 이탈하자 이어진 4경기서 1승 3패를 기록하며 주춤했지만 오닐은 다시 팀을 일으켜 세우며 황희찬을 최대한 활용해 6경기 4승 1무 1패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황희찬이 빠진 울브스 또한 짧은 시행착오가 예상되지만 곧바로 순위 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되는 이유다.
황희찬은 이번 아시안컵 차출로 인해 6일 열리는 브렌트퍼드와의 FA컵 3라운드 경기부터 결장하기 시작한다. 만약 대한민국 대표팀이 결승전까지 진출하게 된다면 내달 11일에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경기까지 총 5경기에서 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5경기는 황희찬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계산이다.
황희찬이 빠진 울브스가 여전히 좋은 경기력을 뽐내며 후반기 드라마를 쓰게될지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황희찬은 오는 15일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1경기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할 에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