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아직도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해? 이제부터 시작이야."
삶이 고통스러웠던 남자 최이재. '죽음은 그저 내 고통을 끝내줄 하찮은 도구일 뿐'이라며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다.
이때 자신을 '죽음'이라고 소개한 이는 이렇게 말한다. "아직도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해? 이제부터 시작이야." 죽음을 하찮게 본 죄로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해야 하는 벌을 내렸다.
지난달 15일 베일을 벗은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의 이야기다. 내일(5일) 파트2와 함께 전편 공개되며 대중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죽음 뒤 비로소 시작되는 잔혹한 형벌을 그리며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이재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 "죽어서도 지옥에 가다니"라며 고통스러워한다.
이를 본 '죽음'은 "인간들은 참 대단해. 삶이 지옥 같다고 말하면서 그 지옥을 하루하루 잘 버티면서 살아가잖아. 근데 진짜 지옥을 보니 어때. 1분이라도 견딜 자신 있어?"라며 되묻고, 최이재는 고개를 젓는다.
주인공에게 가혹한 면도 있다. 최이재는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누구보다 빠르게 취업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대기업 최종 면접 당일 누군가의 죽음을 바로 앞에서 목격하게 되고 감정적 충격에 면접을 망친다.
그때는 몰랐다. 그렇게 7년째 취업 준비생으로 살아가게 될 줄.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절친으로부터 전재산 사기를 당하고, 계속해서 면접에서 탈락, 집에서 쫓겨남과 동시에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등 불행이 연달아 닥쳤다.
그러나 가혹한 상황이라고 해서 스스로 목숨을 포기한 것에 면죄부가 주어지진 않는다.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고, 실제 지옥을 본 최이재는 금세 겁에 질렸다. 가혹한 상황으로 몰아붙이면서 죽음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하병훈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이재는 벌받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몇몇 신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보여주기 위해서 잔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죽음의 무게가 무섭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지옥 같은 생이었지만 제 손으로 인생을 저버린 죄는 무거웠다.
12번의 죽음의 벌과 함께, 환생한 인물로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줬다. 그러나 어떤 형식으로든 죽음을 피하긴 쉽지 않았다.
특히 갓 태어난 아기로 환생한 장면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생후 5개월 아기로 태어난 최이재는 아동복지보장원 홍보협력팀 간사로 일하고 있는 친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사망한다. 최이재는 환생한 인물로 계속해서 살아가려는 의지도 보였으나, 아기로 환생했을 당시에는 손쓸 틈도 없이 죽음을 맞아야 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삶의 이치는 물론 무심코 흘려보낸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선택할 여지조차 없었던 생의 끝이었음을 깨닫게 했다. 파트1 말미에는 죽음 뒤 남겨진 사람들의 감정을 알게 되는 모습도 그려졌다.
이처럼 '이재, 곧 죽습니다'는 무엇보다 메시지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하 감독은 "음주 운전에 대한 경고문, '안전벨트는 생명띠', 담배에도, 죽음에 대한 경고는 항상 있다. 그런데 그걸로 사고 나서 죽는 분들이 분명히 있다. 이 죽음의 경고를 생각하면서 살고 있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어머니가 보셔도 이해할 수 있을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연출했다. 메시지를 너무 직접적으로 표현했나 그게 걱정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걱정과 달리, 직접적인 메시지뿐 아니라 시각적인 재미도 충분하다. 무거운 소재임에도 빠른 전개와 리얼함을 더해지며 재미를 끌어올린다. CG, 액션, 학원물, 누아르, 멜로 등 다양한 장르가 담긴다.
또한 12명의 초호화 캐스팅에 지루할 틈 없다. 서인국, 박소담을 비롯해 김지훈, 최시원, 성훈, 김강훈, 장승조, 이재욱, 이도현, 고윤정, 김재욱, 오정세 등이 대거 출연하며 극의 완성도를 더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공개 직후 2주 연속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 공개 일주일만에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전 세계 43개국 이상 TOP 10에 진입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때문에 Part 2를 향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 죽음이 준 12번의 형벌 중 5번을 남긴 가운데, 파트2는 드디어 내일(4일) 공개된다.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240개국 이상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사진=티빙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