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배우 로운이 로봇처럼 딱딱한 진행 실력으로 도마에 올랐다.
3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2023 KBS 연기대상'이 생방송으로 진행된 가운데, 방송인 장성규와 배우 로운, 설인아가 MC를 맡았다.
세 명의 신선한 MC 조합이 만들어졌지만, 영혼 없는 로운의 진행 실력은 이날 시상식 내내 눈길을 끌었다. 장성규가 12월 31일마다 KBS에서 있었던 사건들을 언급하자, 로운은 "어떤 일이 있었죠. 정말 궁금하네요"라고 로봇처럼 반응했고, 급기야 장성규는 "영혼 좀 부탁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이후에도 로운은 "정말로 의미있는 날이네요"라고 반응하며 딱딱한 진행 실력을 뽐냈고, 장성규는 웃음을 터뜨리며 재차 영혼 없는 듯한 그의 말투를 언급해 장내에 웃음을 안겼다. 이에 객석에서도 용기를 주듯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시상식에선 수차례 로운의 영혼 없는 리액션과 말투가 등장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된 덕에 이런 부분도 현장에선 웃음으로 포장됐지만, 흐름이 끊기는 시청자들 입장에선 로운의 진행 실력을 두고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로운의 진행력, 그리고 이날 그의 시선이 대부분 위쪽에 있는 듯한 프롬프터에 고정됐던 것을 지적했다. 다만, 전문 MC가 아닌 만큼 노력하는 모습만으로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로운은 2023년 '혼례대첩'으로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 깊은 이야기를 꺼내놓기도 했다. 지난 9월 그룹 SF9에서 탈퇴, 배우 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밝혀 일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던 그는, 이날 소감에서 "선택에 책임지는 삶을 살고 싶다"며 이를 의식한 듯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제가 후회가 남지 않는 삶을 살고 싶고, 그래서 스스로에게 재차 물어봤다. 현장에 나가서 멋진 배우들과 호흡하는 건 너무나 즐겁고 의외성에 솔직해지는 게 참 재밌다고 생각한다. 준비 과정까지 즐길 수 있는가 물어봤을 때 그건 온전히 즐기지 못할 것 같더라. 너무 괴롭고 외로운 적이 많아서. 하지만 '혼례대첩' 함께하며 혼자 고민했던 외로움 씻어냈다"며 작품에 애정을 보였다.
이어 그는 "제가 한 말에 책임지고 제가 표현한 것, 보이는 것에 떳떳할 수 있는 스스로가 되도록 하겠다.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잘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꾸준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힌 뒤 "흐린 눈으로 지켜봐 주세요"라는 반전 화법으로 이목을 끌기도.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굳힌 로운은, 이후 그룹 활동에 불참이 잦았다. 결국 배우 전향을 알렸고, 배우 이전의 로운을 응원했던 일부 팬들에게는 미운털이 박히기도 했다. 행보 하나하나가 중요할 시기, 로운은 아쉬운 진행 실력으로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게 됐다.
사진=박지영 기자, KBS 방송화면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