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토트넘 홋스퍼 중앙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잔류한다. '반전'이 일어난 셈인데, 구단이 입지 추락한 다이어를 판매하겠다는 결정을 쉽사리 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TBR 풋볼'은 21일(한국시간) "토트넘은 다이어를 내보낼 생각이 없다"며 토트넘 팬들을 당황케 했다. 해당 매체는 이탈리아 이적시장 전문 매체 '칼치오메르카토'를 인용하면서 나왔다.
'TBR 풋볼'은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가 다이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수비수 크리스 스몰링이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함에 따라 그의 빈 자리를 다이어로 채우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 토트넘서 함께했던 현 로마 사령탑 조제 무리뉴가 다이어 합류를 바란다"고도 밝혔다.
다만 토트넘은 다이어를 판매할 생각이 없어보인다는 동향이 관측됐다. 매체는 "(센터백)미키 판더펜이 현재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에 토트넘 계획에 다이어를 판매하는 선택지는 없어보인다"며 다이어가 1월 이적시장 이후에도 팀에 남을 것으로 확신했다.
이는 현 선수단에서 선발로 출전시킬 수 있는 수비수가 당장 없다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토트넘엔 부상당하기 전까지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던 판더펜과 징계로 인해 출전할 수 없는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제외하고 선발 기회를 얻었던 수비수가 거의 없다.
지난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울브스)와의 경기서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오른 다이어와 벤 데이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수비수들은 모두 유망주들이라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
1월 이적시장서 준수한 대체자원을 영입하지 못했는데 다이어마저 팀에 남아있지 못한다면 토트넘 수비는 지금보다 훨씬 좋지 못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TBR 풋볼' 또한 이 점을 지적하며 "판더펜은 장기간 팀에서 이탈했고 로메로는 거친 플레이스타일 때문에 다시 징계로 출전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며 경험 있는 수비수가 백업 자원으로 대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272경기에 출전해 86경기 무실점에 공헌했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구단 내 터줏대감이지만 느린 발과 좋지 못한 대인 수비 능력, 낮은 패스 정확도 등 여러 단점이 있어 '계륵'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즐기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새 감독 아래서 걸림돌이 됐다. 올 시즌엔 로메로와 판더펜이 주전으로 확고히 자리잡으면서 다이어는 단 1분도 뛰지 못하다가 11라운드 첼시전에서 둘 다 퇴장과 부상으로 빠지면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다이어를 그대로 안고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이어는 주급 8만 5000파운드(약 1억 3700만원)을 받고 있으며 올 시즌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던 만큼 재계약이 진행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로마는 그와 토트넘의 계약이 6개월 남은 올 겨울이적시장에서 이적료를 소액 주는 한이 있더라고 데려가겠다는 자세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