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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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 맞은 프로야구, 순위 싸움 최대 변수

기사입력 2011.07.13 07:36 / 기사수정 2011.07.13 07:36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물대포, 결국 순위 싸움 최대 변수가 될 듯하다.

전통적으로 장마철은 프로야구와는 상극이었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원래 비가 오면 정상적으로 진행하기가 힘든 스포츠다. 글러브, 방망이 등 장비가 비에 젖을 경우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전후 좌우로 순간적인 움직임이 많은 야구선수의 경우 부상 위험이 커진다. 물론 최근 몇 년간 마른 장마가 이어지며 이러한 애로사항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

▲ 순위 싸움 변수

그러나 올해 장맛비는 사정이 다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보다 7배 많은 기록적인 누적 강수량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연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장마가 이번 주말쯤 끝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지만 제6호 태풍 망온이 다음 주초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가 장마철과 무관하게 국지성 호우가 잦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무더기 우천 취소 경기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13일)도 중부지방에는 많은 비가 예보돼 있다. 

12일 광주 KIA-두산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올 시즌 프로야구는 12일까지 348경기를 치렀어야 했으나 총 300경기를 치르는 데 그쳤다. 취소된 경기는 48경기. 지난 시즌 비슷한 시점보다 약 20경기 정도 더 많은 경기가 취소됐다. 다행히 올해는 프로 선수가 참가하는 국제대회가 없어 일정상의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현재 편성된 경기의 마지막 날인 8월 28일 이후 치러야 할 경기가 총 80경기다. 각 팀 간 19차전은 기본적으로 9월 이후 편성되고 개막전 매치업의 추가 1경기도 준비가 돼 있어 우천 취소 경기 외 32경기가 기본적으로 뒤로 밀려나 있다. 여기에 추가 우천 취소 경기가 속출할 경우 자칫 잘못하다가 '우천리그'만 5주 이상 소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팀별로 남은 경기수도 천차만별이다. 현재 최소 경기를 치른 두산(71경기)과 최다 경기를 치른 KIA(79경기)의 경기수 차이는 무려 8경기. 너무 많은 경기가 밀린 팀들이나 너무 적은 경기가 남은 팀들이나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정규시즌 막판 순위싸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시즌 막판에는 4강이 멀어진 팀의 경우 예비 전력을 시험하는 경우가 잦다. 문제는 1~4위 순위 싸움을 하는 팀인데, 들쭉날쭉한 일정이 1달 이상 지속되면서 컨디션 난조로 하위권 팀에 잡히기라도 한다면 그 자체로 순위 싸움이 꼬일 가능성이 다분해진다. 으레 그때쯤이면 포스트시즌 탈락 확정 팀이 오히려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해 상위권 팀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날도 종종 있기 마련이다.

▲ 포스트시즌에도 악영향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져 많은 비로 경기 취소 속출이 불가피할 경우 포스트시즌이 10월 말이나 11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일단 정규시즌 일정이 길어지면 체력적인 부담이 생기는 건 기본이고 구단도 정규 시즌 막판 순위 싸움과 무관한 경기의 경우 흥행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관중 수익에서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우천리그가 길어지면 포스트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추운 날씨 속 부상 우려 등 경기력에 지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10월 중순 이후부터는 야간 경기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KBO가 어지간하면 한국시리즈를 10월 말이나 11월 초까지 끌고 가지 않으려고 하는 건 이유가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현 추세로 본다면 준플레이오프가 9월에 개막되는 건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고 한국시리즈 폐막이 11월 초까지 갈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장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작년의 경우 9월 2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다.

이래저래 이번 장맛비가 가을 잔치 참가팀을 결정하는 순위 싸움, 나아가 가을잔치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다분해졌다. 그렇다고 추적추적 내리는 장맛비를 사람 마음대로 조절할 수도 없어 이래저래 프로야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방수포로 덮인 문학구장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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