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7-0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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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맞수' 유소연-서희경, 엇갈린 명암

기사입력 2011.07.12 09:52 / 기사수정 2011.07.12 09:5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최고 라이벌의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 2008년 시즌 6승을 올리며 '국내 지존'으로 등극한 서희경(25, 하이트)은 2009년에도 5승을 올리면서 대상 포인트 1위를 차지했다.

그해 대상을 비롯해 다승왕과 상금왕, 그리고 최저타수상을 휩쓴 서희경은 2010년 또 하나의 일을 해낸다. 바로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무대에 도전한 서희경의 발걸음은 탄탄대로였다. 반면, 2009년 시즌 4승을 올린 유소연은 대상을 비롯해 각종 주요 부분 타이틀을 모두 서희경에게 빼앗겼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출신인 유소연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걸어왔다.

2008년 KLPGA 첫승을 올렸던 유소연은 최혜용(22, LIG)에 밀려 신인왕을 수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9년 상반기 주요 대회를 휩쓴 유소연은 순식간에 한국 여자 골프의 간판으로 나섰다.

2009년은 서희경과 유소연의 '2강 구도'로 진행됐다. 서희경은 시즌 초반에 열린 2개 대회(롯데마트 여자오픈,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때만 해도 서희경의 독주가 예상됐지만 이러한 흐름에 제동을 걸고 나타난 골퍼가 바로 유소연이었다.

유소연은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과 우리투자증권챔피언십, 에쓰오일 챔피언스, 그리고 하이원리조트 채리티오픈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상반기 동안 무려 4번 정상에 오른 유소연은 서희경을 제치고 대상 포인트 순위 선두에 나섰다.

하지만, 유소연은 그 이후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서희경은 시즌 막판에 열린 3개 투어를 휩쓸면서 '1인자'의 입지를 지켜냈다.

이들은 운명처럼 세계여자골프 최고의 무대인 US오픈에서 다시 재회했다. 서희경은 올 시즌 LPGA에 진출한 상태이며 유소연은 KLPGA 초청 선수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서희경과 유소연은 2라운드까지 우승권에 근접하지 못했다. 하지만,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선두권에 다가가기 시작했고 결국, 연장전에서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됐다.



서희경은 11일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3언더파 281타로 단독선두를 지키며 경기를 마쳤다. 잔여 경기 일부분은 기상 악화로 연기 돼 12일 새벽(한국시각)에 재개됐다. 11일, 15번 홀까지 경기를 펼쳤던 유소연은 16, 17번 홀을 파로 지켜냈다. 2언더파를 기록하고 있던 유소연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전까지 가져갔다.

이미 경기를 마친 서희경은 골프채를 휘드르며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연장전 파트너는 국내에서 수도 없이 맞붙었던 유소연이었다. KLPGA 최고의 라이벌은 US오픈 연장전에서 승부를 펼쳤고 승리의 여신은 유소연을 선택했다.

유소연의 장점은 기복이 없는 꾸준함과 담대한 정신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이러한 모습을 이번 대회에서도 보여준 유소연은 21세의 나이에 세계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을 정복했다. 더욱 의미 있었던 것은 생애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서희경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는 점이다.

[사진 = 유소연, 서희경 (C) KLPGA 제공, 엑스포츠뉴스DB, LPGA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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