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토트넘 부임 이후 줄곧 상승세를 달렸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올 시즌 가장 큰 시련이 찾아왔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10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울버햄프턴전 사전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했다. 포스테코글루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기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첼시전 이후 팬들이 걱정했던 핵심 선수들의 부상에 대해서도 밝혔다.
토트넘은 지난 7일 홈구장에서 열린 첼시와의 리그 11라운드 경기에서 충격적인 1-4 패배와 함께 핵심 선수인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판더펜이 부상을 당했다. 1-1로 팽팽하던 전반 막판 매디슨과 판 더 벤에 연달아 쓰러졌다.
매디슨은 전반 추가시간 당시 전방 압박을 수행하다 홀로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왼쪽 발목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매디슨은 경기장 위에서 치료를 받다가 밖으로 걸어나갔다.
매디슨 뒤에는 판 더 벤이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다. 공수 전환 과정에서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다 햄스트링에 무리가 갔다. 스피드 경합 도중 달리기를 멈추고 허벅지 뒷근육을 잡은 판 더 벤은 그대로 잔디 위에 쓰러졌고, 스태프 2명의 부축을 받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매디슨은 치료를 마치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으나 판 더 벤과 함께 동시에 교체 아웃됐다.
두 선수의 부상 정도에 대해서는 그간 많은 추측이 있었다. 일부 매체에서는 첼시전 이후 "판더펜이 이날 팀 훈련장인 홋스퍼 웨이에 있었다. 그리고 SNS상에 떠도는 손흥민과 판 더 벤이 함께 있는 사진이 오늘 나온 것이다"라며 판더펜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추측도 있었으며, 매디슨의 경우 당초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매디슨은 발목에 가벼운 충돌이 있었을 뿐"이라고 밝히며 우려가 줄어들었지만, 추가 검사 이후 두 선수 모두 장기 결장이 우려된다는 소식도 등장한 바 있다.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매디슨의 발목 부상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우려 속에 다시 한번 큰 부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토트넘과 매디슨 모두 부상의 심각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매디슨에 대해 언급했고, 판더펜도 "토트넘은 판더펜이 수술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할 것을 걱정 중이다. 토트넘은 아직 판더펜의 복귀 시점을 확정하지 않고, 초기 검사를 미루고 있지만, 그는 최소 1월까지 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까지 두 선수의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음을 밝히며 내년 초까지 토트넘이 전력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상 소식에 대해 "지난 경기 이후 꽤 많은 일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판더펜의 햄스트링 부상은 상당히 심각했다. 아마 두어 달은 결장할 것 같고, 새해가 되어야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먼저 판더펜의 상태를 언급했다.
이어 "매디슨도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경기 다음 날에도 상태가 좋지 않아서 스캔을 받도록 보냈다. 결국 좋지 않은 결과가 다시 나왔고, 아마도 내년에 그를 봐야 할 것 같다"라며 매디슨도 마찬가지로 새해에나 복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는 두 선수 외에도 최근 골반 수술을 받은 히샤를리송에 대해 "히샤를리송도 부상과 싸워왔었다. A매치 기간이 다가오는 지금이 수술을 받기에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으며, 수술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A매치 기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복귀할 것이다. 한 달 정도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간 명확한 철학을 통해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 엄격한 태도를 보였기에 이번에 이탈하게 된 두 선수 모두 완전히 회복하기 전까지 경기에 나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포스테코글루는 올 시즌 부상 문제를 겪고 있던 손흥민에게도 엄격한 관리를 시행한 적이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초반 사타구니 부상 문제가 있었는데 부상을 파악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라운드 번리전부터 9라운드 풀럼전까지 손흥민에게 풀타임을 허용하지 않으며 철저하게 출전 시간을 관리했었다.
일부 매체는 당시 포스테코글루의 선택에 대해 "포스테코글루가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을 불러들인 의지는 장기적인 보상을 얻을 수 있다"라고 주목하며 "포스테코글루는 지난 아스널전에서도 마찬가지로 두 선수를 경기에서 교체했다. 토트넘은 두 선수가 없음에도 리버풀을 상대로 추가골을 뽑아냈지만, 그의 교체는 자제력이 돋보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였다. 두 선수의 교체는 미리 계획된 것이겠지만, 중요한 순간에 최고의 선수를 빼는 것은 엄청난 절제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그는 토트넘의 승리가 확정된 후에도 침착함을 유지한 것을 보면 그의 강점을 알 수 있다"라며 손흥민과 매디슨을 팀 승리를 눈앞에 둔 순간에도 교체할 수 있는 포스테코글루의 절제력에 감탄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교체 방식의 장점에 대해 "앞으로 몇 달 동안 핵심 선수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스널전에서 두 선수가 미리 교체되지 않았다면 리버풀전에 출전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특히 손흥민은 지난 시즌 대부분을 부상을 달고 뛰었기에 이런 조치가 적절하다. 손흥민과 매디슨이 매우 중요한 선수기에 항상 경기에 출전시키고 싶겠지만, 그렇기에 적절한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라며 두 선수가 꾸준히 활약할 수 있도록 관리해 준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에 이탈한 두 선수도 부상에서 완전히 돌아오기 전까지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철저한 관리하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판더펜의 부상 원인과 상태에 대한 추가적인 언급까지 덧붙였다. 그는 비디오 판독(VAR)으로 인한 경기 중단 이후 판더펜이 부상을 입은 것에 대해 "당연히 그럴 수 있다. 부상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지만, 선수들이 공을 차고 있도록 공을 던져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밍업을 하는 이유도 그러한 것들 때문이며, 우리는 지난 경기에서 110분을 소화하며 47분 밖에 뛰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 선수들에게 이상적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판더펜의 부상 여파에 "모든 결장은 팀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밝힌 그는 "내 경력에서 한 경기 동안 이렇게 많은 문제가 생긴 적은 많지 않았다는 것이 특이한 부분이다. 한 경기에서 주전 3명이 빠진 적이 처음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것 같다. 만약 판더펜만 빠졌다면 그가 가진 기량 때문에 그리웠을 것이지만 큰 혼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백4에 새로운 세 명의 선수를 둬야 한다는 것은 큰 과제다"라고 어려움을 고백했다.
매디슨의 대체자로 지오반니 로셀소를 기용할지에 대해서는 "로셀소뿐만 아니라 브리안 힐, 벤탄쿠르 등 모두를 주목해야 한다. 열심히 훈련해 왔다. 그들은 노력했고, 기회가 왔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몇몇 사람에게는 지금 기회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제 그 기회를 잡는 것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라며 일부 핵심 선수들의 공백이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핵심 선수를 순식간에 둘이나 잃게 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오는 11일 오후 9시 30분 울버햄프턴과의 경기에서 어떤 선수로, 어떤 전술을 구사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