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극도의 부진에 빠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희망이 되고 있는 미드필더 상황에 스콧 맥토미니가 "개처럼 싸우겠다"며 투쟁심을 불태웠다.
불과 3달 전 방출 리스트에 올라 비공개 연습 경기를 뛰던 상황과 비교하면 맨유를 대표해 호소하는 지금 그의 모습이 이채롭기만 하다.
맥토미니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영상으로 팬들에게 사과의 글과 쇄신 의지를 전달했다. 맥토미니는 "선수들 모두 팬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어 스스로에게 화가났다"며 "개처럼 싸울 것"이라는 말로 굳은 의지를 다졌다.
맥토미니는 이어 "우리는 무조건 이겨야한다. (승리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매주 팬들이 힘겹게 일해 번 돈을 우리 경기 보기 위해 쓰는데 선수들은 적어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한다"는 말로 팬들에 사과하고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또"선수들도 허리를 곧게 펴고 머리를 비워야한다. 외부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압박으로부터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고 했다. 냉철한 마음가짐을 갖겠다는 얘기다.
맨유는 지난 30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홈경기에서 0-3으로 참패했다. 안방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러졌던 경기인 만큼 지역 라이벌을 상대로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했으나 무기력했다. 맨유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0-3이 되자 하나 둘 경기장을 떠나더니 경기 종료 전 대부분 집으로 '칼퇴'하는 장면이 TV에 잡히기도 했다.
이어진 2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리그컵 16강전에서도 0-3 패배를 당했다. 또다시 안방에서 내준 승리였다. 팬들은 이번에도 빠르게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맨유에 '반포기'상태라는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맨유 구성원 모두가 '민심'을 잡아야한다. 맥토미니 또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그는 지난 여름 방출 리스트에 올라 울버햄프턴과의 개막전에선 후반 43분 교체로 들어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부진에 빠진 맨유와 달리 맥토미니의 경기력을 올라왔고, 10라운드까지 3골을 꽂아넣으며 마커스 래시퍼드, 라스무스 회이룬 등 쟁쟁한 공격수 제치며 팀내 득점 1위를 달리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이번에 선수들을 대표해 사과 메시지를 전하러 나온 것이다. 맥토미니는 "선수들 모두 팬들을 1순위에 두고 경기를 펼친다"며 "우리를 보기 위해 홈과 원정 경기를 찾아와주는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맨유의 부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팬들을 안심시키는 모습도 보여준 맥토미니다.
그는 "우리가 현재 최고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한다"며 "다가오는 경기들이 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와 리그 경기다. 해당 경기서 승리를 거두면 그림이 약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4일과 9일에 각각 펼쳐지는 리그 11라운드 풀럼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코펜하겐전을 모두 승리한다면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맥토미니는 "팬들은 계속 '우리가 뭉쳐야한다'라는 답에 지쳤을 수 있지만, (뭉쳐야한다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감독과 선수들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에릭 턴하흐 맨유 감독의 전술과 선수들의 폼이 모두 평가절하를 당하고 있지만 곧 여론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는 모습이다.
그는 "라커룸에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으며 11월 A매치 휴식 기간 전 3번의 경기서 3승을 거둔다면 앞으로의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영국 매체와 팬들 모두 맨유의 몰락에 비판과 비난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는 팀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면 팬들의 여론은 돌아설 수 있다는 게 맥토미니의 의견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