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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못 갔던 배지환 "국가대표는 모든 야구선수의 꿈…욕심나죠"

기사입력 2023.10.12 08:02 / 기사수정 2023.10.12 08:0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던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이 태극마크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미국프로야구(MLB) 정규시즌을 마친 배지환은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 나가고 싶었는지 묻는 질문에 과거 자신에 대한 논란을 인정하면서도 기회가 되면 국가대표로도 활약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지환은 "제가 한국에서 뛴 적도 없고 옛날에 구설수도 많았기 때문에 한국 야구 쪽에서 많이 꺼리실 것"이라며 "제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유니폼의 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욕심은 나죠"라면서 "국가대표라는 것은 모든 야구 선수에게 꿈이니까요"라고 덧붙였다.

배지환은 2017년 당시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됐고 2019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3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를 국가대표 결격사유로 보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명단에서 배지환을 제외했다.

대표팀에 오르진 못했어도 배지환은 올 한해 빅리그에서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2018년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 배지환은 올해 빅리그 풀타임 주전으로 거듭나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1(334타수 77안타), 32타점, 54득점, 23도루를 올렸다.

다만 7월 왼쪽 발목 염좌로 6주 가까이 공백기를 가졌고 타격에서 시즌 초반의 기세를 유지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배지환도 "풀 시즌을 치르는 것이 목표였는데 다쳐서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며 "내년에는 꼭 안 다치고 (모든 경기를) 다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팀 내 최다인 24도루에 대해선 "그래도 신인치고 24개면 많이 한 것 같다"고 웃어 보이며 "제 아버지가 빠르시다. DNA 덕분인 것 같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야구는 속도만으로 플레이가 안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끔은 슬로우 다운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도 배웠다"면서 "일단 (누상에) 나가야 뛸 수 있기 때문에 잘 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내년 시즌을 두고는 "빅리그 선수답게 꾸준하게 플레이하는 게 큰 숙제 같다"면서 "내년에도 메이저리그에 쭉 있으면서 가을야구를 너무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게 조언을 남겨달라고 하자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로서 도전할 자격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야구 쪽으로는 제가 배워야 할 것 같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소외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한국인 선수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정후 형도 좋은 계약으로 얼른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내년 1월 초 일반인 여성과 결혼을 앞둔 그는 "마음씨도 예쁘고 얼굴도 예쁘다. 모자람이 없다"고 애정을 드러내며 "아직 어린 나이지만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작년 9월 시즌 막바지에 MLB 데뷔전을 치르고 '역대 26번째 코리안 빅리거'가 된 배지환은 2년 차인 올해 바로 풀타임 주전으로 거듭났다. 5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사실상 첫 시즌이었다는 점에서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고무적인 성적이다.



경북고를 졸업한 배지환은 2018년 피츠버그와 계약해 2019년 마이너리그 싱글A, 2021년 더블A를 거쳐 지난해 트리플A에 진출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24일 1군에 승격한 배지환은 빅리그 10경기에서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6타점, 3도루를 올렸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배지환은 올해 개막 엔트리(26명)에 승선하며 2023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개막전을 멀티 히트(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2도루)로 시작한 배지환은 4월 당시 같은 팀 최지만(현재 샌디에이고)과 MLB 최초 한국인 타자 동반 선발 출전 및 동반 홈런 기록 등을 써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5월 말부터는 타격 자세 교정 효과를 보기 시작했고 6월 10일 기준 시즌 타율을 0.277(166타수 46안타)까지 찍었다. 같은 달 17일엔 시즌 20호 도루(6번 실패)에 성공하며 2013년 추신수(SSG 랜더스) 이후 처음으로 20도루를 달성한 메이저리거가 됐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슬럼프로 이러한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진 못했다. 6월 19일부터 10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는 등 타격 슬럼프에 빠졌고 7월 3일에는 왼쪽 발목 염좌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라 전반기를 조기 마감했다.

전반기 성적은 76경기 0.238(214타수 51안타), 2홈런, 19타점, 20도루였다.



이후 재활 경기를 거쳐 8월 19일 복귀한 배지환은 후반기를 무난하게 마감했다.

기동성을 뽐내며 팀 도루 1위를 유지했고 2루와 중견수 자리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9월 6일 밀워키 브루어스전부터 14일 워싱턴 내셔널스전까지 8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 개인 최장 연속 안타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소속팀 피츠버그는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고 가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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