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김성식 감독이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을 연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부터 '충무로의 복 받은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계속해서 따라다녔다.
원작인 웹툰 '빙의'는 물론 베테랑 제작사 외유내강, 여기에 강동원, 허준호 등 탄탄한 배우진의 출연까지 김성식 감독에게 든든한 힘이 됐다.
김 감독은 "강동원의 동공을 보고 정말 놀랐다. 다른 사람보다 순수하고 맑더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처음 선배를 만났을 때 너무 떨려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잘 어필하려고 계속 웃고 있었던 것 같다"고 넉살을 부렸다.
이어 "나름대로 은근슬쩍 통했던 것 같기도 하다. 저도 축구를 좋아하고, (강)동원 선배도 축구를 좋아하신다"고 웃으면서 "애초에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강동원 선배 생각을 많이 했다. '강동원 아니면 안 되겠다'하는 마음이었다"고 간절했던 당시의 마음을 되새겼다.
또 "선배의 연기를 촬영하며 정말 좋았던 것이, 눈이 약간 반짝이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데 흘린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할까. 정말 사슴 같은 눈망울이었다"고 유쾌하게 말을 이었다.
김 감독은 동갑내기로 현장에서 많이 의지했다는 이동휘에 대해서도 "동갑이다 보니 얘기가 잘 통했다. 저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서 많이 희생해주고 다양한 애드리브도 성심성의껏 준비해오더라"고 고마워했다.
이어 "이솜 씨는 극 중 유경이가 쓰는 렌즈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주셨고, 김종수 선배님도 분위기를 잘 아울러주셨다. 허준호 선배님은 이미지가 워낙 세다 보니 처음에는 엄청나게 떨렸는데, 만나보니 정말 평화주의자시더라. '감독이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저를 많이 지지해주셔서 힘이 많이 됐다. (박)소이 양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같이 했는데, 어른스럽게 도움을 많이 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애초부터 제작사와 얘기할 때 추석 연휴를 겨냥한 영화로 이야기를 했었다. 모든 가족들이 잘 즐기려면 권선징악과 기승전결이 명확해야 하니까, 명확하게 만드는 것에 더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하면서 극 속의 VFX 비주얼 구현은 핀란드의 사진가 마리아 렉스의 작품을 레퍼런스로 삼아 푸른색의 빛 등 다양한 색감을 적극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를 연출하며 "영화는 혼자 만드는 부분이 아니지 않나. 모든 사람이 과정이 즐거워야 결과도 즐거울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한 김 감독은 "지금까지 선배 감독님들이 한국 영화의 토양을 잘 발전시켜 주셨다. 저로 인해 당장 그렇게 바뀔 수는 없겠지만, 연출을 하고 싶은 친구들이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과 작품 환경들이 좀 더 다양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바람을 전했다.
사진 = CJ ENM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