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에릭 턴 하흐 감독이 이끄는 위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3연패를 끊고 모처럼 승전고를 울렸다. 턴하흐 감독은 번리전 승리 뒤 협동심을 10여 차례 말하며 팀내 내분설을 일축했다.
맨유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번리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번리와의 경기에서 전반 45분 주장 부루누 페르난데스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 승리를 일궈내고 천신만고 끝에 귀중한 승점 3점 따내기에 성공했다. 이로써 프리미어리그 6경기 3승 3패(승점 9)를 달성한 맨유는 13위에서 8위로 순위를 대폭 올렸다. 번리는 1무4패가 되면서 루턴 타운에 득실차로 밀리고 최하위(20위)로 떨어졌다.
모처럼 한숨 돌린 턴 하흐 감독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협동심'이었다.
턴 하흐 감독은 "번리전에서 좋은 활약과 좋은 골을 터뜨리며 협동심을 잘 보여줬다"고 운을 뗴며 "패스, 움직임, 마무리 모두 대단했다"고 선수단을 호평했다.
이어 "팀 내 부상과 심판 판정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잘 극복해낸 것 같다"며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맨유는 9명이 부상 등을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그 중엔 감독에게 SNS에서 공개항명한 제이든 산초와 사생활 잡음이 생긴 안토니도 포함돼 있다. 맨유는 번리전에서 수비수 조니 에반스의 골이 취소되는 등 이번 시즌에서만 5번째 득점 취소를 기록했으나 한 골을 잘 지켜냈다.
그러나 턴 하흐 감독은 1-0 승리라는 결과에 만족한 듯 했다.
특히 35세의 노장 수비수이자 지난 여름 2부리그로 강등당한 레스터 시티에서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이적 온 에반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턴 하흐 감독은 "팀을 어떻게 위기에서 구해내는지 아는 선수"라고 평하며 "팀에 기여하는 게 대단하다"고 호평했다. 또한 "에반스 리더십은 좋은 인상을 줬다. 그가 지난 프리시즌 때 훈련할 때 우리 팀 모두가 목격한 바 있다"며 칭찬한 뒤 "선수 수가 많아 등록할 때 고민했지만, 결국 선수단에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조니 에반스 기용에 대단한 자신감을 보였다.
에반스는 번리전에서 89분을 뛰며 아름다운 긴 패스로 1도움을 기록했다. 91%의 패스 성공률과 볼 경합 성공률 100%를 보이는 등, 빌드업과 수비 관련 지표에서 모조리 상위권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축구 통계 전문 플랫폼 '풋몹'은 조니 에반스에게 8.1점을 주며 득점을 기록한 결승골 주인공 페르난데스(8.3점), 오늘 4차례 좋은 선방을 보여준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8.2점)에 이은 평점 3위를 부여했다.
페르난데스 등 기타 공격진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턴 하흐 감독은 "한니발 메브리, 라스무스 회이룬, 마커스 래시포드, 페르난데스의 협동심이 좋았다"며 "전방 압박이 잘 이루어졌고 힘이 넘치는 듯 했다"며 좋은 평가를 남겼다.
이번 승리가 전환점이 될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턴 하흐 감독은 "이제 승리 하나지만, 이번 경기에서 우리는 협동심을 보여줬다"며 "팀이 현재 단결돼 있고, 컨디션도 좋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시즌에서도 부진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결국 무실점 경기가 많았다. 이번 경기 또한 무실점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며 팀이 반등할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턴 하흐 감독은 "맨유라면 모든 경기를 승리하길 바란다. 상대가 바이에른 뮌헨이어도 그렇다. 진다면 비판에 직면해야 한다. 이것을 깨달아야한다"고도 언급했다. 맨유는 지난 21일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조 조별리그 1경기에서 뮌헨으로 원정경기를 떠났지만 3-4로 패배하며 조 꼴찌로 내려앉았다. 번리가 최하위권 약체지만 그래도 이긴 게 소중한 이유다.
맨유는 오는 27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리그컵 3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또한 30일에는 크리스털 팰리스와 리그 7라운드 경기도 벌인다. 크리스털 팰리스와 2연전이 맨유 초반 부진 탈출의 큰 변수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