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의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있는 아스널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가 장기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팀에 헌신할 뜻을 밝혔다.
아스널은 2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의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가 클럽과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1998년생 노르웨이 미드필더 외데고르는 10대 때부터 엄청난 재능으로 큰 주목을 받으면서 유럽 빅클럽들의 구애를 받았다. 만 15세에 노르웨이 축구대표팀 데뷔전까지 가진 외데고르를 두고 리버풀, 아약스, 바이에른 뮌헨 등 수많은 빅클럽들이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외데고르가 선택한 건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였다.
만 16세에 레알 유니폼을 입은 외데고르는 천천히 기량을 쌓으면서 날이 갈수록 실력이 향상됐다. 2018/19시즌 SBV 피테서로 임대를 떠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베스트 11에 선정됐고, 다음 시즌에도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임대생 신분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미래가 기대되게 만들었다.
그러나 외데고르는 끝내 레알 1군 선수단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충분한 1군 경험을 갖고 레알로 돌아왔음에도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카세미루 등에게 밀린 외데고르는 출전 기회를 확보하고자 지난 2021년 1월 아스널로 임대를 떠났다.
시즌이 끝나고 아스널은 외데고르 활약에 만족해 임대가 아닌 영구 영입을 레알에 제안했고, 레알은 이적료 4000만 유로(약 569억원)를 받고 외데고르를 놓아주기로 결정했다.
아스널의 외데고르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2021/22시즌시즌 외데고르는 40경기에 출전해 7골 5도움을 기록했고, 시즌 막바지에는 팀의 주장으로 임명되면서 아스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엔 기량이 한층 더 향상되면서 리그 15골 8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외데고르 활약에 힘입어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펼쳤고, 비록 2위를 차지하며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7년 만에 리그 4위 이내로 시즌을 마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었다.
2023/24시즌이 개막한 이후에도 외데고르는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개막 후 리그 5경기 2골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7경기에 나와 3골을 터트리면서 아스널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 21일에 열렸던 2023/24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1차전 에인트호번전에서 쐐기골을 터트리면서 4-0 대승에 일조했다.
아스널 입단 후 외데고르가 보여준 활약상은 구단이 장기 재계약을 제시하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아스널은 홈페이지를 통해 "노르웨이 국가대표인 외데고르는 현재 우리와 4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라며 "그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15골을 터트리며 아스널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고, 미드필더 득점 공동 1위를 차지했다"라며 재계약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2022/23시즌에 보여준 활약으로 외데고르는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에 선정됐으며,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 올해의 영플레이어, 축구언론인협회(FWA) 올해의 선수 후보에도 지명됐다"라며 "또한 2022년 11월과 12월에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라고 덧붙였다.
아스널은 계약 기간에 대해 발표하지 않았지만, 아스널 소식에 정통한 '디 애슬레틱' 소속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외데고르는 5년 재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아스널에 자신의 미래를 약속했다"라고 보도했다.
온스테인 기자에 따르면, 외데고르는 연장 옵션이 없는 5년 재계약에 서명해 2028년 6월까지 아스널에 몸담을 예정이며, 재계약으로 인해 아스널 최고 연봉자로 등극했다.
아스널과 장기 재계약을 체결한 외데고르는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한 건 여러 가지 이유로 내게 정말 쉬운 결정이었다"라며 "클럽으로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특별하며, 난 그 일부가 되고 싶다. 난 아스널에 찾아올 일이 정말 기대된다"라고 소감을 드러냈다.
이어 "난 16살 때부터 여러 클럽을 전전했기 때문에, 정말로 정착하고 내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을 찾았다"라며 "아스널에선 첫날부터 기분이 좋았고, 이젠 확실히 이곳에 내 집이 됐다. 클럽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과 우리의 환상적인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난 앞으로 이 클럽이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계속해서 바칠 것이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에두 가스파르 아스널 단장도 "외데고르가 새로운 계약에 동의하고 체결한 건 우리 모두에게 정말 좋은 소식이다"라며 "그는 우리의 주장이자 경험 많은 국가대표이고, 아스널을 위해 경기할 때마다 우리에게 많은 퀄리티와 기쁨을 주는 선수이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외데고르는 아직 25세이기에 그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며,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함께하게 돼 기쁘다. 우리의 목표는 최고의 선수를 유지하는 것이여 여기엔 외데고르도 포함됐다"라며 "최근 몇 달 동안 아스널의 가장 중요한 젊은 선수들과 새로운 장기 재계약을 체결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아스널은 지난 5월부터 팀 내 핵심선수들과 연달아 재계약에 성공했다. 아론 램스데일, 부카요 사카, 리스 넬슨, 윌리엄 살리바가 구단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외데고르도 자신의 미래를 아스널에 맡겼다.
아스널을 이끄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도 외데고르 재계약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외데고르가 새로운 장기 계약을 맺은 건 아스널과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정말 좋은 소식이다. 그는 아스널의 주장이자 우리 클럽에서 매우 존경받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데고르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퀄리티와 성숙함을 가져다주는 훌륭한 롤 모델이자 전문가이다"라며 "경기장에서 모두 보았듯이 외데고르는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기여하는 최고의 젊은 선수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감독으로서 외데고르와 함께 일하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이미 커리어 동안 여러 클럽을 경험한 그가 아스널에 정착하고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는 건 대단한 일"이라며 "우리고 모두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외데고르와 함께 여행을 계속할 거다"라고 밝혔다.
한편, 아스널과 재계약을 맺은 외데고르는 이제 중요한 일전을 준비해야 한다. 아스널은 오는 24일 오후 10시에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라이벌 토트넘 홋스퍼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맞대결이자 시즌 첫 '북런던 더비'를 가질 예정이다.
토트넘과 아스널 간의 라이벌 매치인 '북런던 더비'는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전 세계에서도 가장 치열한 더비 중 하나이다. 두 팀 모두 영국 수도 런던 북부에 위치해 있기에 두 팀 간의 맞대결은 '북런던 더비'로 불리게 됐다. 지금까지 북런던 더비는 총 193번 치러졌고, 아스널이 81승 51무 61패로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다.
공교롭게도 아스널과 토트넘 모두 현재 리그 4승1무로 개막 후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기에, 이번 북런던 더비를 통해 어느 한 팀의 무패행진이 깨질 수 있게 됐다. 특히 아스널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펼쳐진 두 번의 북런던 더비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토트넘전 3연승에 도전한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토트넘 선수들은 현재 아스널한테 지난 시즌 두 번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각오를 다진 상태이다. 치열한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스널 주장 외데고르가 통산 194번째 북런던 더비에서 재계약 축포를 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아스널 홈페이지, PA Wire, AP,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