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베테랑의 한 방이 승리로 이어졌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형우가 대타 만루홈런으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KIA는 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12-7로 승리하면서 1차전 7-6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덕분에 순위도 5위에서 4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시즌 성적은 59승2무52패.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한 최형우는 2차전에서 체력 안배를 위해 벤치에서 대기했다. 그러던 중 5회말 무사 만루의 기회가 찾아왔고, KIA는 황대인의 타석에서 과감하게 최형우를 대타로 기용했다. 벤치는 베테랑의 한 방에 기대를 걸었다.
최형우는 볼카운트 2-1에서 박명근의 4구째 직구를 잡아당겼고,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KIA 구단에 따르면, 최형우가 만루홈런을 기록한 건 이번이 8번째다. 대타 홈런은 개인 통산 2번째로, '대타 만루홈런'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최형우의 만루홈런에 기세를 끌어올린 KIA는 6회말 나성범의 투런포로 쐐기를 박았고, LG의 추격 의지를 확실하게 꺾었다. 김종국 KIA 감독도 "최형우가 대타 만루홈런을 치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우리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감독의 기대 그 이상으로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최형우는 "1위 팀을 상대로 더블헤더 2경기 모두 좋은 경기를 해서 기분이 좋다. 1차전부터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큰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오늘은 특히 더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오랜만에 더블헤더 경기를 했는데 피곤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대팀도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 상황을 복기한 최형우는 "대타로 타석에 들어갔는데, 앞에서 고종욱이 타점을 만들어서 좀 더 편하게 타석에 들어갈 수 있었다. 어차피 내가 아웃된다고 하더라도 1아웃이고, (우리 팀이) 공격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떤 노림수를 가지고 공략하기보다는 편하게 내 스윙을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이 정타로 이어져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최형우는 "팀 내에서 최고참의 위치에 있는데, 선수들에게 야구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 보다는 화이팅 내주면서 덕아웃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후배 선수들도 어느 정도 본인들의 야구관이 정립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그아웃에서 내 역할은 그 정도인 것 같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후배 선수들과 게임을 치르다 보면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고 가을야구도 더 높은 순위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