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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으면서도 다른 '3이'의 타격 전쟁

기사입력 2011.06.26 11:16 / 기사수정 2011.06.26 13:59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비가 와도 방망이에 붙은 불은 꺼지지 않는다.

타격왕 경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26일 현재 0.368의 이병규(LG) 0.365의 이대호(롯데) 0.363의 이용규(KIA)가 불과 5리 사이에서 1~3위를 촘촘히 형성했다. 4위 이범호(KIA)의 타율이 0.326로 선두권과 어느 정도 격차를 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타격 부문은 ‘3李’의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씨 가문의 세 타자는 저마다 같으면서도 다른 타격 요령으로 타격왕을 꿈꾸고 있다.

▲ 이병규 베드볼 히터의 재림

작년 주니치서 LG로 원대 복귀한 이병규는 타율 0.290 9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부진한 기록은 아니었지만 전성기 시절 타격 천재라는 평을 들으며 2005년 타격왕(0.337) 달성 등으로 이름을 날린 것에 비하면 초라했다. 그런 그가 올 시즌 다시 한번 국내 무대를 평정하려고 한다. 특유의 정확성은 물론이고 30-30을 기록했던 1999시즌 다음가는 좋은 타격 페이스다. 원동력은 역시 특유의 ‘배트 컨트롤’. 어떤 코스의 어떠한 볼이 와도 쳐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히팅 포인트를 지닌 그는 타격폼이 망가져도 안타를 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타자다. 물론 그런 그도 10년 전처럼 할 수는 없었을 터. 올 시즌에는 히팅 포인트를 앞당겨 체인지업 계통 공략에 초점을 두면서도 밀어치는 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 이대호 특유의 유연성과 이상적인 스윙 궤적

이대호의 최대 장점은 유연성이다. 거구답지 않은 유연함으로 바깥쪽 코스를 자유자재로 밀어친다. 몸쪽 코스에는 톱에서 내리찍는 타이밍이 빠르고 그 지점이 자신의 앞발과 일치해 정타를 만들어낸다. 이게 힘이 실릴 경우에는 대부분 홈런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이대호라고 해도 매번 홈런을 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느 정도 타격 페이스 유지를 위해서 안타생산에 주력해야 할 필요도 있다. 그의 앞에 서는 손아섭의 타격이 좋고 뒤에서 받치는 홍성흔도 최근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 어차피 투수 입장에서는 정면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워낙 공을 때리는 포인트가 많고 순간인 힘이 좋아 올 시즌에도 타격 다관왕 유력 후보다. 아울러 작년 0.363을 경신해 개인 최고 타율을 갈아치울 수 있을 지도 큰 관심사다.
 


▲ 이용규 적은 과녁 속 정확성 추구

이용규는 175cm이라는 작은 키가 장점이다. 키가 작으면 자연스럽게 스트라이크 존도 작아지기 마련이다. 어차피 양 사이드의 스트라이크 존은 선수 몸놀림으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높낮이가 낮을 경우 투수가 받는 부담감은 상당하다. 여기에 이용규는 상체를 잔뜩 웅크린 채로 배터박스에 바짝 붙어 선다. 가뜩이나 작은 스트라이크 존이 더 작아 보이고, 투수는 그만큼 실투를 할 확률이 높아지는 반면 이용규는 칠 수 있는 포인트가 그만큼 많아진다. 여기에 테이크백과 동시에 오른 발을 홈플레이트 쪽으로 돌려 타이밍을 잡으면서 투구를 포구하는 포수의 시야를 일시적으로 방해해 투수의 제구력을 흔드는 효과도 보고 있다.

▲ 3대 변수 장마 무더위 순위 싸움

이들의 기본적으로 고유의 타격 스타일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타격왕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날씨다. 26일 현재 장맛비가 전국에 내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 일정이 들쭉날쭉해질 경우 타자들이 제 컨디션을 찾기가 쉽지 않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와도 체력적인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기술적으로 완벽하더라도 힘이 떨어질 경우 자연스럽게 선구안도 흔들리고 집중력이 떨어져 배트 스피드부터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는 순위싸움이다. 세 팀 모두 3~5위권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인데 이때 자신의 타격 욕심을 버리고 팀에 동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서 자기 욕심만 부리다가는 팀도 자신도 모두 놓치는 화를 입을 수도 있다.  
     
[사진= 이병규 이대호 이용규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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