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을 화려하게 빛냈던 가베지가 부산에서 자신들의 명성을 입증했다.
26일 오후 4시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는 일본의 2인조 퍼포머 가베지(GABEZ, 마사, 히토시)의 무대가 열렸다.
2007년 결성된 이들은 중국, 홍콩, 대만,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공연을 펼쳤고,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 당시 픽토그램 판토마임 공연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앞서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도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호흡을 맞춘 가베지는 야외공연장에 모인 수많은 인파에 당황해 자신들이 준비한 공연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듯한 모습이었다.
이에 이날 공연에서도 전날 선보인 래퍼토리를 공연의 가장 앞부분에 배치했다.
특히나 대사가 없는 논버벌 공연인 만큼 이들의 몸짓이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가 관건이었는데, 다행히 극장 안에서 펼쳐진 공연인만큼 보다 원활하게 소통이 이뤄졌다.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는 것으로 화합을 강조하며 출발했지만, 이후로는 서로 갈등하는 상황을 만드는 래퍼토리로 공연을 이어갔다. 특히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서 발걸음을 멈출 때 두 박자에 멈추는지, 세 박자에 멈추는지를 두고 갈등을 벌이다 아예 객석에서 관객을 불러와 누구의 말이 맞는지 대결(?)을 필치기도.
가베지의 공연은 후반으로 갈수록 빛을 발했다. 처음에는 반강제적으로 관객들을 참여하게끔 유도했으나, 나중에는 아예 본인들이 객석으로 내려와서 래퍼토리를 이어가며 자연스럽게 관객들이 공연의 일부로 들어올 수 있게끔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한 어린 관객이 이들과 같은 소리를 내며 적극적으로 호응해 가베지를 감탄케 하기도.
만약 조금이라도 대사가 들어가는 공연이었다면, 객석에 있는 국내 관객들을 비롯해 해외 관객들이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터. 하지만 가베지는 올림픽 개막식 때처럼 보디랭귀지로 모든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공연이 끝난 뒤 이들은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내일도 공연이 예정되어있으니 SNS 등을 통해 재밌게 봤다고 홍보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흥미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결성된 한국의 옹알스가 소리와 몸짓으로만 웃음을 주듯, 가베지 또한 단순한 소리와 몸짓으로 웃음을 주며 해외의 팬들을 사로잡아 공연이 끝난 뒤 팬서비스까지 진행할 정도였다. 이미 세계적인 퍼포먼스 팀이 된 이들이 향후 어떤 변화를 갖고 한국에서 다시 모습을 비출지 주목된다.
한편, 제1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14개국 50여 팀이 참가, 9월 3일까지 열흘 간 영화의 전당, 해운대 KNN씨어터·CGV,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 남구 대연동 부산예술회관, 고릴라브루잉 광안점 등에서 다채로운 공연과 행사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 (사)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