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3점 차를 극복한 KT 위즈가 부산 원정에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모든 선수들의 집중력이 값진 승리로 이어졌다.
KT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8-6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날 선발 중책을 맡은 배제성은 6⅓이닝을 던지면서 최대한 마운드를 길게 지켰지만, 10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으로 투구 내용이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특히 팀이 2-3으로 끌려가던 7회말 안권수와 안치홍의 안타로 1사 1·3루의 위기를 맞이한 뒤 마운드를 주권에게 넘겨줬고, 승계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두 팀의 스코어가 2-5로 벌어졌다.
구승민과 김원중이 남은 이닝을 맡을 가능성이 높았던 만큼 KT로선 남은 두 번의 공격 기회가 부담스러울 법도 했다. 아무리 후반기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고 해도 역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KT는 8회초 선두타자 앤서니 알포드의 2루타로 시동을 건 뒤 문상철의 삼진 이후 오윤석의 1타점 적시타로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여기에 2사 1루에서 신본기와 김민혁이 각각 안타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면서 상대를 압박했고, 결국 롯데 벤치는 마무리투수 김원중을 조기 투입시키는 승부수까지 띄웠다.
2사 만루에서 등장한 '베테랑' 박경수는 볼카운트 1-1에서 김원중의 3구 포크볼을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때려냈고, 그 사이 3루주자 오윤석과 2루주자 신본기가 차례로 득점을 올렸다. 이때 중간에서 좌익수의 송구를 끊은 롯데 3루수 니코 구드럼이 3루 악송구를 범했고, 1루주자 김민혁까지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박경수의 안타 하나로 3점을 뽑은 KT는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롯데가 8회말 윤동희의 1타점 적시타로 6-6 균형을 이뤘지만, KT는 9회초 안타 2개를 곁들여 1사 만루를 만든 뒤 배정대의 3루수 땅볼 때 구드럼의 송구 실책으로 3루주자 안치영이 득점을 기록하면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후속타자 신본기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보태면서 승리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2점 차에서 9회말을 맞이한 KT가 꺼내든 카드는 김재윤이 아닌 박영현이었다. 김재윤이 24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과 25일 부산 롯데전에서 연투를 소화한 점을 고려한 KT 벤치의 선택이었는데, 선두타자 김민석과 전준우의 연속 볼넷으로 자칫 이 교체가 '악수'가 될 뻔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한 '3년 차 투수' 박영현은 대타 한동희와 구드럼을 차례로 삼진으로 처리한 뒤 정훈의 2루수 땅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분명 경기 후반에 들어서 상대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KT는 그걸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후반기 30경기 24승 6패, 무려 8할의 승률을 기록 중인 이유를 증명한 KT의 토요일 밤이었다.
사진=KT 위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