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빙 레전드' 해리 케인이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는데 최대 걸림돌은 예상대로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었다. 특히 레비 회장은 이적 협상이 끝나 뮌헨이 케인 데리고 올 비행기를 런던으로 보낸 상태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상식밖의 행동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케인이 지난 11일 뮌헨행 비행기를 타러 가다가 멈추고 자택에서 대기한 이유가 바로 레비 회장이었던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 실권자인 울리 회네스 명예회장이 케인 이적의 긴박했던 순간을 풀어놓았다. 26일 '스카이스포츠 독일'이 독일 유력지 '벨트'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레비는 주요 고비마다 카운터파트인 뮌헨을 허탈하게 하는 전술로 케인의 이적을 최대한 막으면서 이적료를 끌어올렸다.
"케인 영입에 있어 구단 이적위원회가 아주 큰 역할을 했다"는 회네스는 "나와 케인 영입에 관여한 칼-하인츠 루메니게가 협상을 직접 이끈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구단 CEO와 지속적으로 연락했다. 또 루메니게는 케인과 직접 연락해 자주 대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케인 영입은 지금껏 뮌헨이 해보지 못한 특별한 협상이었다고 평가했다.
회네스는 이어 레비에 직격탄을 날렸다. 뮌헨은 케인 영입을 위한 1~2차 이적 제안이 토트넘에 단 번에 거절당하다 3차 제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3차 제안은 토트넘이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1억 유로(1450억원) 이적료를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레비가 미국으로 휴가차 떠난 것이다.
회네스는 "구단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그리고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이 구단을 떠나고 싶어하는데 레비가 미국 이애미로 간 것은 적절하지 못한 처사였다"고 비판한 회네스는 이 것 때문에 협상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됐고 드레센은 시차 때문에 한밤 중 협상을 해야 했다"며 드레센 CEO의 인내를 칭찬했다.
회네스는 이에 더해 이적 당일 큰 충격파였던 케인의 뮌헨행 비행기 취소 사건도 설명했다. 케인은 11일 아침 일찍 런던 스턴스테드 공항을 출발해 뮌헨으로 가고자 했으나 갑자기 비행편이 취소됐고 케인도 자택에서 대기했다.
이에 더해 영국 및 독일 언론은 레비가 돌연 추가 협상을 요구하며 발목을 잡았기 때문으로 추측했는데 이는 사실에 가까웠다.
회네스는 "아주 고전적인 수법이었다"며 "모든 조건이 충족됐는데 마지막에 하나의 옵션을 더하는 것이다"며 "11일 0시(현지시간)에 구두 합의를 했는데 오전 2시50분에 다시 재협상하자는 요구가 들어왔다. 이에 드레센은 '한 푼도 올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레비는 결국 기존 제안을 11일 오전 9시쯤에 최종 수락했다. 그런 다음 케인을 위해 대기하던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전에 취소됐던 케인의 뮌헨행 비행기는 같은 날 정오에 다시 편성됐다. 케인은 런던 교통 체증으로 인해 1시간 늦게 출발한 끝에 11일 저녁이 다 되어서야 뮌헨에 도착해 신체 검사 등 관련 절차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현지시간 12일 새벽 2시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케인 역시 레비의 행동에 격분했다는 게 회네스의 주장이다.
회네스는 "케인도 이적 당일 아침에 우리에게 얘기한 것이 있다. '오늘 밤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요일(13일)에 토트넘 개막전을 뛸 것이다. 그리고 여름에 이적하지 않으며 내년 여름 자유계약(FA)으로 옮긴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또 회네스는 케인 이적료에 대해 기본금액은 1억 유로 미만이라면서 분데스리가 우승 혹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면 뮌헨이 토트넘에 보너스 이적료를 더해 이적료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케인은 지난 19일 분데스리가 데뷔전 베르더 브레멘과 원정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새 팀의 개막전 4-0 대승 일등공신이 됐다. 케인은 28일 0시30분 홈 개막전 아우크스부르크전을 준비한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