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돌아오지 못한 3246억 투수…워싱턴 스트라스버그, 현역 은퇴 결정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주목 받았던 워싱턴 내셔널스 우완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끝내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는 25일(한국시간) 스트라스버그가 은퇴를 계획 중이라고 전하면서 다음달 10일 워싱턴 홈 구장인 내셔널스파크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개죄한다고 전했다.

지난 2009년 전체 1순위로 워싱턴 유니폼을 입은 스트라스버그는 빅리그 데뷔전이었던 2010년 6월 9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 무려 14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2012년부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스트라스버그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고, 특히 2019년에는 33경기 209이닝 18승 6패 평균자책점 3.32로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19년이 스트라스버그에게 더 남다른 해였던 이유는 바로 '월드시리즈 우승' 때문이었다. 당시 스트라스버그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두 차례나 선발 등판했고, 14⅓이닝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면서 팀에 2승을 안겼다. 덕분에 팀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라서는 데 크게 기여했고,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상(MVP)까지 수상하는 기쁨을 맛봤다.

공헌도를 인정받은 스트라스버그는 그해 시즌이 끝난 뒤 워싱턴과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246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했지만, 그만큼 구단 입장에서는 향후에도 에이스가 활약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우려가 현실이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트라스버그는 2020년 손목 통증으로 2경기에 나오는 데 그쳤고, 이듬해에는 어깨와 목 상태가 좋지 않아 5경기 21⅔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문제가 됐던 던 '흉곽출구 증후군'으로, 그의 몸 상태는 2021년 7월 수술을 받은 이후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6월 1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4⅔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7실점) 등판이 전부였다.

공백기가 더 길어졌고, 1년 이상 빅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한 스트라스버그는 더 이상 마운드에 설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의 빅리그 통산 성적은 247경기 1470이닝 113승 62패 평균자책점 3.24.

워싱턴포스트는 "스트라스버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여러 차례 불펜피칭을 실시했지만, 올해 1월 말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구단에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전했다"며 "지난 4월에는 구단 메디컬 스태프를 만나기 위해 워싱턴을 찾았지만, 홈구장을 방문하진 않았다"고 보도했다.

4년간 1승에 그친 스트라스버그의 계약 기간은 3년이나 남았지만, 계약에 대한 보험이 없어 잔여 금액을 구단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에이스에게 기대를 걸었던 워싱턴으로선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