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에서 3번째 시즌을 맞는 황희찬이 새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도 벤치 대기한다. 일본 에이스인 상대팀 윙어 미토마 가오루와의 '한·일전'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황희찬은 19일 오후 11시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 호브 앤드 앨비언과의 홈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희찬은 지난 15일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시즌 개막전 원정 경기에선 후반 23분 교체로 들어갔으나 자신이 들어간 뒤 홈팀 수비수 라파엘 바란의 골이 터지면서 0-1로 패한 것을 지켜봐야 했다.
시즌 개막 직전 훌렌 로페테기 전 감독 대신 울버햄프턴 지휘봉을 잡은 개리 오닐 감독은 이날도 일단 황희찬은 벤치에 앉힌 뒤 추후 경기 양상을 보고 투입할 전망이다.
이날 울버햄프턴에선 조세 사 골키퍼를 비롯해 넬슨 세메두, 맥스 킬먼, 크레이그 도슨, 라얀 아이-누리가 백4롤 이룬다. 주앙 고메스, 마리우 레미냐, 마테우스 누녜스가 중원을 구성한다. 파비우 실바, 마테우스 쿠냐, 주앙 네투가 전방 공격을 맡는다.
황희찬 입장에선 오닐 감독 부임 뒤 불투명한 자신의 팀내 입지를 초반에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지난 2021/22시즌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한 황희찬은 첫 시즌 임대 신분임에도 프리미어리그 30경기에 나섰고 이 중 선발로 20차례 출격해 5골을 넣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엔 허벅지 부상으로 두 차례나 쉬는 등 우여곡절 끝에 27경기에 나서 3골을 넣었다. 27경기 중 선발은 12번에 불과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지휘봉을 잡았던 로페테기 감독이 황희찬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 결승포를 보면서 극찬하는 등 재능은 인정한 편이어서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는 와중에 27경기를 뛸 수 있었다.
하지만 오닐 감독이 얼마 전 부임한 만큼 황희찬은 다시 원점 경쟁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브라이턴전에서는 어떻게든 골이나 어시스트로 돌파구를 열어 선발로 뛸 수 있는 자격을 입증해야 한다.
반면 일본인 윙어 미토마는 예상대로 선발 출격한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턴 감독은 제이슨 스틸 골키퍼를 비롯해 페르비스 에스투피난, 루이스 덩크, 애덤 웹스터, 제임스 밀너를 백4로 짰다. 빌리 길모어, 파스칼 그로스가 더블 볼란테를 이뤘으며, 미토마와 훌리오 세사르 엔시소, 솔리 마치가 2선 공격으로 형성했다. 원톱은 대니 웰벡이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3경기에 나서 7골을 터트렸던 미토마는 지난 12일 승격팀 루턴 타운과 치른 개막전 홈 경기에서 전반 36분 마치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작성하고 팀의 대승에 공헌했다. 미토마는 한 때 지난 시즌 유러피언 트레블을 이룩한 맨체스터 시티 러브콜설에 휩싸였으나 최근엔 이적설이 쏙 들어간 채 브라이턴과 재계약 및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비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찬과 미토마 모두 화려한 드리블과 폭넓은 움직임을 통해 공격포인트에 집중하는 스타일인 만큼 둘이 그라운드에 함께 서면 직접 비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 역시 공식전은 아니지만 지난 5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 1부리그 스타드 렌과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네투를 대신해 왼쪽 윙어로 교체 투입된 뒤 소속팀이 2-1로 앞서고 있던 후반 22분 두 골 차 승리를 마무리하는 쐐기골을 작렬시켰다.
몰리뉴 경기장에서 가장 최근 열린 경기의 득점자 중에 황희찬도 들어있는 셈이다. 2주 전 좋은 기억을 살린다면 브라이턴전에서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선수 중 첫 득점도 기대된다.
미토마 역시 몰리뉴 경기장에 좋은 추억이 있다. 지난해 11월5일 열린 울버햄프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상대 수비라인을 초토화시키며 프리미어리그 통산 1호골을 넣은 것이다. 미토마는 당시만 해도 로테이션 멤버였으나 이 경기를 계기로 주전으로 올라서 승승장구했다.
두 팀의 지난 시즌 상대전적은 브라이턴의 2전 전승이다.
브라이턴은 지난해 11월5일 원정 경기에서 애덤 랄라나의 선제골 뒤 두 골을 내줬으나 미토마의 동점포, 그로스의 역전 결승포를 묶어 3-2로 이겼다. 지난 4월29일 홈 경기에선 그로스와 웰벡, 데니스 운다브가 약속이나 한 듯 두 골씩 넣어 6-0 대승을 챙겼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