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축구의 신'이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면서 조언한 것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영입하라는 것이었다.
그 스트라이커는 바로 해리 케인이었다.
PSG는 최근 킬리안 음바페 문제로 몸살을 알고 있다. 약 2100억원의 연봉으로 지난해 재계약했지만 계약기간 만료 1년을 앞두고 내년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을 통해 다른 팀으로 가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기 때문이다. PSG는 심지어 레알 마드리드가 음바페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음바페를 통해 팀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려던 PSG 계획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PSG와 결별한 메시가 팀에 공격수 영입을 추천한 것으로 드러나 화제를 모은다. 해당 스트라이커는 바로 최근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에 휩싸인 케인이다.
프랑스 RMC의 축구전문 방송 '애프터풋 RMC'가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매체는 "메시는 PSG를 떠나기 전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에게 케인 데려올 것을 조언했다"며 "이게 바로 PSG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이어 "그게 지금 PSG가 케인 혹은 타깃형 스트라이커 영입에 사활을 거는 이유"라고 했다. 메시와 네이마르, 음바페라는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데리고 있음에도 가운데서 골을 전문적으로 넣어 줄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는 점을 메시가 강조한 셈이다. 이에 PSG는 최근 토트넘과의 접촉을 통해 케인을 뒤집기 드라마로 데려올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PSG의 케인 영입 희망은 희망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토트넘이 결국 백기를 들고 케인을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파는 수순을 밟고 있어서다.
영국 정론지 '더 타임스'는 24일 "케인이 재계약 안에 사인하지 않는다면 토트넘은 그를 팔 준비가 됐다. 원하는 금액은 1억 파운드(1650억원)"라며 "뮌헨은 새로운 오퍼를 들고 이번 주 안에 토트넘을 찾을 것이다"고 했다. 토트넘이 이제는 케인을 단념하고 최대한 이적료를 올려받는 선에서 그를 내주겠다는 뜻이다.
앞서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24일(한국시간)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조 루이스 구단주로부터 케인을 설득할 수 없으면 이적료를 받고 팔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레비 회장마저도 구단 소유주에게 '한 소리' 들었다는 뜻이다. 대세가 기울었다고 봐야 한다.
2023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영입을 꿈꾸는 뮌헨은 월드 클래스 9번 포워드 케인을 최우선 타깃으로 낙점했다. 케인은 지난 시즌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8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와중에 리그에서만 30골을 터트리며 군계일학 면모를 보였다.
마침 케인과 토트넘 사이에서 체결된 계약 기간이 2024년 6월에 만료돼 1년 밖에 남지 않아 뮌헨은 영입에 자신감을 보였다. 뮌헨 제의를 거절하면 토트넘은 세계적인 공격수인 케인을 내년 여름에 이적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FA(자유계약선수)로 내보내게 된다.
이적료를 벌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임에도 레비 회장은 팀 핵심 선수를 지키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루이스 구단주는 현실적이었다. 케인이 FA로 팀을 떠나는 사태를 우려했다.
더 타임즈가 내다본 케인의 이적료 역시 1억 파운드여서 결국 토트넘은 유스 시절부터 키운 케인의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서로 웃으며 보내는 쪽으로 설정한 모양새다. 케인은 지난 2017년 토트넘과 6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1년 케인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려고 했으나 그와 계약기간이 3년 남은 토트넘이 완강하게 '이적 불가'를 외쳤고 케인도 이내 단념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케인이 재계약 안을 받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토트넘도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케인의 아내인 케이티 케인이 별도로 뮌헨에 와서 고급 주택과 자녀들 학교를 알아보는 등 뮌헨 생활에 필요한 제반 시설도 알아보고 갔다.
다만 마지막 변수가 있다면 PSG의 케인 영입 의지로 보인다. PSG는 처음부터 케인을 데려올 수 있다면 1억 파운드를 즉각 일시불로 쏠 수 있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연봉 역시 300억원 이상의 고액을 케인에게 보장할 수 있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케인이 PSG 이적에 관심이 없다는 거다. PSG에 입단할 경우, 케인이 그토록 원하는 우승트로피도 리그1이나 프랑스컵을 통해 얻을 수 있고, 현재 거주지 런던과도 가깝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PSG가 리빌딩을 추진하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당분간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도 사실이어서 케인 입장에선 PSG 이적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새다.
메시의 추천으로 '케인 하이재킹'에 돌입한 PSG가 어떤 결과물을 얻을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