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한화 이글스가 가장 최근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2018년, 팀의 원동력이 됐던 건 바로 '불펜'이었다. 정우람을 비롯해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이 됐지만, 그 사이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였던 박상원도 팀에 큰 보탬이 됐다.
2017년 2차 3라운드 25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박상원은 입단 첫 해 1군에서 18경기에 나섰고, 이듬해부터는 불펜의 한 축을 맡아 2020년까지 3년 연속으로 매 시즌 6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특히 2018년에는 69경기 60이닝 4승 2패 9홀드 평균자책점 2.1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2020시즌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한 박상원은 지난해 8월 소집해제 이후 팀에 복귀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 없이 시즌을 마감했다. 10월 초에는 오른쪽 어깨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정규시즌 최종일 이전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러나 올해의 박상원은 입대 이전의 위용을 되찾았다. 올 시즌 26경기 29이닝 3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를 정조준하고 있다.
또한 박상원은 팀이 8연승을 달라는 동안 4경기에서 3세이브를 올리며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팀의 연승이 '8'에서 멈췄지만, 이날도 박상원은 구원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으며 임무를 완수했다.
박상원은 최근의 상승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1일 삼성전을 앞두고 "어떻게 해야 (타자들에게) 압박을 주면서 내 공을 던질지 연구하면서 포수들, 코치님들과 많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그냥 똑같이 나가서 던지는 것에만 집중하고,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진 않으려고 한다. 그래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모르는 게 야구이기 때문에 3아웃 되기 전까지는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상원이 언급한 이름은 '정우람'이다. 통산 982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자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이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팀 내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박상원은 "일단 지금은 (정)우람 선배님이 '원래 던지던 모습대로만 던지면 되고 다른 걸 더 안 하려고 해도 되고 3아웃이 될 때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 이런 부분만 말씀해주신다"며 "너무 많은 얘기가 들어와도 따라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배님의 말씀대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을 하고 있고, 또 나도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결과가 잘 나오고 있다"고 돌아봤다.
또 박상원은 "나도 선수를 하고 있지만, 경기 외적인 걸 신경을 쓰기가 힘든 상황이다"며 "(내가) 계속 운동할 수 있도록 알아봐주시고 2군에서 운동할 때도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체크해주셨다"고 말했다.
정우람에 대한 고마움을 강조한 박상원은 "많은 지도자분들을 만났고, 감사한 분들도 많았지만 가장 가까이서 같은 선수로서 날 위해 얘기해 주시고 '지금까지 경기에 나가는 건 그래도 우람 선배님 덕분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립서비스) 이런 게 아니라 진심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우람의 조언 덕분에 박상원은 하루하루 더 위력적인 투수로 거듭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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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