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디지털 성범죄, 누구나 가해자 될 수 있어" [엑's 인터뷰①]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박선호가 '라방'을 통해 스크린 주연으로 나서게 된 소감을 전하며 영화의 소재인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박선호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라방'(감독 최주연)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라방'은 프리랜서 PD 동주(박선호 분)가 우연히 받은 링크에서 여자친구 수진(김희정)의 모습이 생중계 되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 방송 속 정체불명의 젠틀맨(박성웅)과 필사적인 대결을 펼치는 실시간 라이브 추격극을 담은 영화다.

박선호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 생중계되고 있는 위기의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펼치는 동주 역을 맡아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이날 박선호는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고민이 많이 됐다. 시나리오만 봐도 시작부터 정말 빨려들어가듯 몰입이 되더라. 술술 읽혀서, 매력적인 작품이다 싶었고 동주라는 인물로 들어가 다시 두 번 세 번 읽다 보니, 이 인물이 너무 매력적이더라"고 '라방'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그동안 연기 활동을 하면서 동주처럼 깊은 감정선을 썼던 캐릭터가 없었다. 배우로서 감정의 폭, 스펙트럼을 넓혀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내면에는 정말 소중한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선한 마음도 깔려 있으면서 젠틀맨과의 극한의 상황들이 점점 더 고조가 되니까, 그런 감정선을 잘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작품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후 갑작스레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고 전한 박선호는 "당시 드라마 촬영과 병행하고 있던 때여서, 스스로 부담감이 조금 있기도 하다. 계속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내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머릿 속으로도 그려보고 분석하고, 감독님께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있는 그대로의 제 생각을 다 말씀드렸더니,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셨다. '내가 동주를 연기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캐릭터로서도 박선호에게는 도전이었고, 온라인 성범죄 소재 역시 가볍게 다가갈 수만은 없는 부분이었다.

박선호는 "사실 이 작품이 나오기 전부터, 이런 사건들이 많이 나왔지 않나. 영화에 참여하기로 하고 찾아보니 외국 영화나 다른 영상들에서 디지털 살인이라든가 비슷한 소재를 갖고 있는 여러 유형들이 많더라. 그러면서 더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현실적인 일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아닌가.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더 찾아 보니 접근조차 못하는 부분들이 더 심각하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 알 수 있었다"고 생각에 잠겼다. 



'라방' 간담회 당시 박성웅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수요가 없다면 공급도 없다"고 말한 부분을 되새긴 박선호는 "선배님이 그 말씀을 하신 것을 듣고 많이 공감이 됐다. 보는 사람들 역시 가해자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가해자가 되고 방관자가 될 수 있는 그런 인식들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싶더라. 그래서 이런 좋지 않은 사건들이 제발 좀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라방'은 28일 개봉한다.

사진 = ㈜트리플픽쳐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