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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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산체스가 선물 같은데, 산체스는 오히려 "선물을 받는 것 같다"

기사입력 2023.06.11 11:42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의 리카르도 산체스가 KBO리그 데뷔 후 최고투를 펼쳤다. 산체스라는 선수의 커리어 최고투이기도 하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7-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선발 등판한 산체스는 개인 최다인 112구를 소화, 8이닝을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 소속 외국인 투수가 8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2020년 5월 5일 워윅 서폴드의 완봉승 이후 3년 만이다.

버치 스미스의 대체 외인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산체스는 5월 11일 대전 삼성전을 시작으로 앞서 다섯 경기를 소화했고, 종전 개인 최다 이닝은 6이닝, 최다 투구수는 93구. 이날은 한국 무대에서 뿐 아니라 산체스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많은 공을 던진 날이기도 했다. 다음은 경기 후 산체스와의 일문일답.

-마지막 공이 151km/h였다. 9회도 던질 수 있었을까.
"노(No). 커리어 처음으로 110구 이상을 던졌던 경기다. 감정에 앞서 오버페이스를 하다가 나중에 팀에 기여를 못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8회에 마무리하고 싶었다."

-7회에서 8회 넘어갈 때는 스스로 도전해보고 싶었던 건지.
"도전은 아니었다. 느낌이 좋아 당연히 던져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7회까지 내가 몇 구를 던졌는지 정확히는 모르고 있었다. 다만 마운드에서 최대한 오래 던져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투구수 제한을 따로 걸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던질 수 있었다. 투구수에 신경을 썼던 순간은 8회 김민성 선수 상대로 계속 파울이 많이 나와 그때 전광판을 보면서 확인했다."

-비가 오면서 경기가 중단되는 변수가 있었다. 그 이후부터 커브를 던지기 시작하던데.
"비가 오면서 날씨가 약간 추워졌고, 몸에 열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 상황에 가장 말을 잘 들었던 커브를 선택해 이닝을 끌어가려고 했다. 몸이 달아오른 후에는 계속 계획했던 대로 던졌다."

-43분 경기가 중단이 됐는데,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미국에서도 우천 중단은 자주 일어났기 때문에 익숙했다. 최대 1시간까지 지연된 후 경기를 다시 시작한 적도 있었다. 그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리 불펜장에 가서 몸을 풀고 달구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야 경기가 재개됐을 때 문제가 없을 걸 알고 있었다."


-최고투를 펼친 소감은.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 5월부터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적응 중인 것 같다. 특히 이제 새로운 날씨에 적응을 하는데 감을 잡은 것 같다. 베네수엘라와 한국의 날씨가 비슷하면서도 차이점이 있다. 그런 부분들에 적응하려고 노력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마친 상태다. 날씨도 그렇지만, 아까 말한 긍정적인 태도로 열심히 경쟁하자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

-커리어 전체를 봐도 최고의 투구였나.
"맞는 것 같다. 커리어 동안 8이닝 무실점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완투도 해본 적이 없는데, 한국이라는 리그가 나에게 많은 선물을 주는 것 같다. 100구 이상 던져 본 것도 처음이고, 8이닝 무실점도 처음이기 때문에 이제 적응을 마친 것 같다."

-나올 때마다 팀이 승리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을 것 같은데.
"기분이 굉장히 좋다. 이게 한화가 날 데려온 이유라고 생각한다. 내가 공을 던질 때 팀이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우리 투수들이 마운드에 등판했을 때 그런 마음을 먹고 있다."

-좌타자 몸 쪽 공략을 잘하는데, 비결이 있나.
"좌투수가 좌타자를 상대로 몸 쪽을 던지는 게 어려운 코스이긴 하다. 배우는 데도 오래 걸렸고, 연습을 통해 습득했는데 연습하고 경기에 적용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결국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좌타자가  좌투수를 상대할 때 그쪽 코스가 강타구가 나오기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배웠다."

-가족들과 같이 지내고 있는데,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지.
"한국 생활이 아주 마음에 든다. 딸이 19개월인데, 아내도 한국 생활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한국 생활이 마음에 든 것도 있지만, 남편이 팀에 도움을 주고, 팀 성적에 기여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많이 기뻐하는 것 같다."


사진=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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