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아스널이 러시아 선수 생일을 축하하다 엄청난 반발에 직면해 곧바로 축하글을 삭제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는 30일(한국시간) "아스널이 SNS을 통해 러시아 축구스타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생일 축하하면서 큰 질타를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과거 러시아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A매치 75경기를 뛰었던 아르샤빈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뛰었다.
아스널 소속으로 총 144경기에 나와 31골 46도움을 기록했던 아르샤빈은 5월 19일에 생일을 맞이해 친정팀으로부터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아스널은 "좋은 하루 보내, 안드레이"라는 생일 축하 메시지와 함께 아르샤빈의 아스널 커리어에 있어 최고의 경기였던 2008/09시즌 33라운드 리버풀전 영상을 게시했다.
아스널-리버풀전에서 아르샤빈은 유효슈팅 4개가 모두 골로 연결돼 4골을 터트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그러나 아스널이 4골을 실점하면서 이 경기는 4-4 무승부로 끝났다.
아스널이 축하 메시지와 경기 영상을 게시한 건 순수하게 과거 클럽에 몸담았던 아르샤빈의 생일을 축하할 의도로 행한 것이지만 곧바로 팬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팬들이 분노한 이유는 다름 아닌 아르샤빈이 러시아 국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 사회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축구계도 러시아 행보에 항의한다는 뜻으로 UEFA(유럽축구연맹)는 러시아 클럽들에게 유럽대항전 참가를 금지시켰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과 2022/23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러시아 축구대표팀을 퇴출시켰다. 러시아는 내년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에서도 참가가 금지됐다.
이런 와중에 아스널이 러시아 선수 생일을 축하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아르샤빈이 정기적으로 러시아 국영 TV에 출연해 군대에 징집될 경우 조국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맞서 싸울 것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팬은 현재 클럽에 우크라이나 출신인 올렉산드르 진첸코가 있는데 어떻게 아스널은 러시아 선수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보낼 수 있냐고 비난했다.
이 팬은 "5월 29일에 러시아군이 진첸코 고향인 지토미르 지역을 미사일로 공격했지만 다음 날 아스널은 러시안 선수인 아르샤빈에게 인사를 보냈다"라고 조롱했다.
팬들로부터 큰 반발이 쏟아져 나오자 아스널은 황급히 해당 아르샤빈 생일을 축하하는 SNS 글을 삭제하면서 조치를 취했다.
사진=아스널 SNS, AP, AFP, 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