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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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정도'에 맞는 우승 뒤풀이가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1.06.08 09:56 / 기사수정 2011.06.08 09:56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주말리그 시행 첫 해에 열린 첫 왕중왕전 타이틀은 서울 충암고등학교가 가져갔다. 주말리그 시행 자체에 대한 많은 문제점이 일어난 것은 뒤로 하더라도 겨우내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 그라운드에 나타났다는 사실은 선수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특히 에이스 변진수는 ‘서울지역 넘버원 투수’를 넘어서 전국 랭킹을 다투는 투수로 성장했다. 사이드암이라는 일종의 ‘핸디 캡’을 지녔음에도 불구, 빠른 볼 최고 구속이 140km 중반대에서 형성됐다. 지난해 심창민(삼성)이 그랬던 것처럼 올해에는 변진수가 상위 라운드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우승 이후 충암고 선수들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기쁨을 표출했다. 이는 승자로서 매우 당연한 일이다. 프로야구 선수들 역시 한국시리즈 종료 이후 샴페인을 터뜨리며 서로 치하하기 때문이다. 즐길 때 제대로 즐길 줄 알아야 프로에서도 멋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축제가 끝나고 선수들과 응원단 모두 잠실구장을 빠져나갔을 무렵, 모 언론사에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사진 몇 장을 포토 기사로 냈다. 우승을 차지한 충암고 선수들이 버스 문과 창문을 모두 연 채로 세종로 사거리를 지나가며 ‘우승 자축 자체 세리머니’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도심 한가운데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장면이기도 했다.

1970년대 까지만 해도 고교야구 우승팀이 결정되면 해당 지역에서는 ‘가두 행진’을 준비해 주기도 했다. 프로야구의 열기로 가득한 지금은 이런 모습을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서울 시민들에게 ‘작은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충암고 선수들의 ‘색다른 시도’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어린 학생들이 오죽 좋으면 저러겠느냐’, ‘그때 아니면 언제 또 그럴 수 있겠느냐. 미음 껏 즐겨라’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포토 기사가 ‘스포츠 면’이 아니라 ‘사회면’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곰곰히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그만큼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버스 문을 활짝 연 채로 그 앞에 서서 환호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치기어린 행동’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위험한 감이 없지 않았다.

우승에 따른 ‘자체 축제행사’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러나 시민들이 모두 지켜보는 서울 한 가운데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사진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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