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구위와 함께 미소까지 되찾았다.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4월의 아쉬움을 털고 승리의 기지개를 활짝 켰다.
박세웅은 2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6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완벽투로 롯데의 11-1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19일 SSG 랜더스전에서 올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따낸 뒤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박세웅은 이날 최고구속 150km를 찍은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NC 타선을 말 그대로 '압도'했다. 투구수가 100개에 이른 7회초 2사 전까지 단 한 개의 4사구도 내주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사실상 유일한 위기였던 6회초 2사 1·2루에서는 NC 박건우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1, 2, 4, 5회 NC 공격을 삼자범퇴로 잠재우고 마운드를 지키는 내내 쉽게 아웃 카운트를 늘려갔다.
박세웅도 경기 후 "팀도 승리가 필요했고 나에게도 중요한 등판이었는데 결과가 좋아서 기쁘다. '좋다'는 말 외에는 크게 할 수 있는 표현이 없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낸 뒤 "타선이 초반부터 많은 점수를 지원해 줘서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고 포수 정보근이 나를 정말 쉽게 리드해 줬다"고 동료들에 공을 돌렸다.
박세웅은 지난달 정규리그 개막 후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5경기 1패 평균자책점 5.25로 부침을 겪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호투로 기대감을 한껏 높인 가운데 2023 시즌을 맞이했지만 출발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쉽게 무너질 '안경 에이스'가 아니었다. 지난 12일 kt 위즈전 5이닝 1실점으로 살아난 뒤 이날 경기까지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컨디션을 100% 회복한 모습이다. 일단 박세웅 본인은 "한창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70~80%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박세웅 스스로 생각하는 반등 요인은 래리 서튼 감독의 말처럼 공격적인 피칭이다. 서튼 감독은 박세웅이 4월에 좋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로 특유의 '공격성'이 약해졌던 부분을 지적했었다.
박세웅 역시 투 스트라이크 이후 지나치게 제구를 신경 쓰다 투구수가 늘어났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닝 이팅'이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
박세웅은 "오늘 가장 좋았던 건 적은 4사구다. 올 시즌 초반 지난해와 비교하면 볼넷 비율이 높아졌던 게 가장 마음에 걸렸다"며 "정보근과 게임 전 커브, 포크볼 위주의 로케이션과 볼배합을 가져가자고 했는데 효과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지만 오늘 7이닝을 던져서 내가 어느 정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내가 7회까지 던지면 불펜 투수들이 2이닝만 막으면 되니까 7회까지는 책임을 지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박세웅까지 제 모습을 되찾으면서 5월 순위 다툼에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시즌 24승 15패로 승패마진 '+9'로 3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나균안-박세웅의 토종 원투펀치가 버티고 있는 게 큰 힘이다. 지난 5년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아쉬움을 털고 포스트시즌을 향한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박세웅은도 "어느 팀이든 이기는 경기를 계속하면 분위기가 좋아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 팀도 그렇다"며 "지금 우리가 승수를 더 벌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벌어놔야 한다. 이길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많이 이겨 놓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