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프로 통산 처음으로 중거리 골을 넣은 울산현대 김영권이 슈팅을 시도하고 "나도 놀랐다"며 웃었다.
울산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2 승리했다. 12승 1무 1패, 승점 37이 된 울산은 2위권과의 격차를 13점으로 벌리며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원더골의 향연이었다. 전반 6분 루빅손이 설영우의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3분 뒤 수원 안병준이 세트피스를 통해 동점골을 넣자 전반 41분 김영권의 멋진 중거리 포가 터졌다.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은 김영권은 그대로 공을 몰고 가다가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김영권 발을 떠난 공은 멋진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고,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구석에 꽂혔다.
수원이 후반 17분 이기제의 환상 프리킥 골로 다시 따라 붙었으나 울산 마틴 아담이 페널티킥 골을 넣어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 참석한 김영권은 "힘든 원정 경기였지만 좋은 분위기 속에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골은 김영권이 울산에 합류한 후 기록한 첫 골이다. 김영권은 "항상 팀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골까지 이어져서 감회가 새롭다"며 "동료들이 '데뷔골 축하한다', '신인 같은 마음으로 해라'라고 말하더라"고 웃었다.
앞서 감독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은 김영권 골에 대해 "줄 데가 없어서 그냥 때린 것 같은데..."라고 농담을 던졌다.
김영권은 "프로에서 중거리 슛은 처음인 것 같다. 수원 선수들이 좀 내려선 수비를 하다보니 뒷공간이 별로 없었다. 박스랑 가까워졌고 슈팅 거리가 나오길래 때렸는데 운 좋게 들어간 것 같다"고 골 장면을 떠올렸다.
이어 "맞는 순간 느낌이 부드럽고 좋은 느낌이었다. 때리고 나서 나도 놀랐다"고 웃었다.
김영권은 국가대표팀에서 먼거리 프리킥 찬스가 주어지면 왼발에 힘을 실어 킥을 하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성공률이 높지 않았는데 이번 중거리포로 자신의 골 넣는 능력까지 과시했다. 김영권은 대학 시절 한국 풋살대표팀 공격수로도 출전하는 등 화력과 기술도 갖춰 지도자들이 선호하는 셍터백 중 하나다.
한편, 울산은 2경기 연속 2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세트피스로만 2골을 내줬다.
김영권은 "수비수로서 분명히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야하는 건 사실"이라며 "승리에 취해 이 문제를 잊으면 안 된다. 세트피스 2실점은 상대가 잘한 것도 있지만 우리에게 문제가 있어서 나온 것"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기를 되짚어보고 분석해서 실점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