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수비수이자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에서 지네딘 지단과 언쟁을 벌이다 박치기를 당해 지단을 퇴장시킨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가 이번 시즌 유럽무대 최고의 수비수로 발돋움한 김민재를 얘기했다.
1973년생인 마테라치는 2000년 이탈리아 1부리그 세리에A 페루지아에 진출한 안정환과 1년간 한솥밥을 먹은 뒤 인터 밀란으로 이적, 2011년까지 10년간 한 팀에서 활약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이탈리아 국가대표로도 41경기에 출전해 2골을 터트렸고 특히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며 이탈리아가 24년 만에 정상 등극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지단과 말싸움을 하다가 지단의 박치기에 쓰러진 사건은 월드컵 전체 역사에서도 큰 화제로 남고 있다. 지단은 이 사건으로 즉각 레드카드를 받았고, 이탈리아는 승부차기 끝에 이겨 월드컵을 품에 안았다.
그런 그가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을 얘기하며 같은 포지션의 김민재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했다.
19일 나폴리 유력지 '일 마티노'에 따르면 마테라치는 김민재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처음엔 모르는 선수였다"고 받아쳤다. "나폴리가 김민재를 데려왔다는 점은 크리스티안 지운톨리 단장의 큰 장점"이라며 프런트의 역량을 칭찬한 마테라치는 "김민재는 이탈리아, 그리고 유럽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수비수"라고 극찬했다.
이어 "김민재의 첫 실수를 기억하지 못한다. 생각보다 빠르게 정상권 수비수로 올라섰다"고 다시 한 번 호평했다.
김민재 이적에 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마테라치 역시 김민재의 공백이 크다는 점 만큼은 인정했다. "지난해 여름 칼리두 쿨리발리 없이도 할 수 없는 게 무엇인지 궁금했다"며 김민재가 전임자 쿨리발리의 빈 자리를 잘 메웠다고 극찬한 마테라치는 "두 번 베팅하는 것이 한 번 베팅하는 것보다는 위험하지만 나폴리는 (김민재의)매각을 염두에 두고 잘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테라치가 당부하는 나폴리의 2023/24시즌 목표는 세리에A 2연패다. 지운톨리 단장의 유벤투스 이직이 확실시되고 김민재와 주전 공격수 빅터 오시멘의 이적도 유력하지만 잘 준비해서 유럽 무대보다는 세리에A에서 한 번 더 우승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게 마테라치의 생각이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복잡한 일이지만 시도해야 한다"며 "우선은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팀이 다음 시즌 유니폼에 붙이는 방패 문양의 마크)에 한 번 더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AP, AFP, E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