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K리그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던 미슬라프 오르시치(K리그 등록명 오르샤)가 소속팀 사우샘프턴의 강등으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6개월 만에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사우샘프턴은 지난 13일 열린 2022/23 시즌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풀럼전에서 0-2로 패했다.
승점 24(6승 6무 24패)로 리그 최하위인 사우샘프턴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겨도 18위 리즈 유나이티드(승점 31)를 넘어서는 게 불가능해져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2011/12 시즌에 승격된 이후 11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으로 명성을 알렸던 사우샘프턴은 11년 만에 잉글리시 챔피언십으로 돌아간다.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순간부터 사우샘프턴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프리미어리그 소속일 때보다 적은 금액으로 구단을 운영해야 하는 사우샘프턴은 선수 판매, 임금 삭감 등의 조치를 통해 팀 운영을 조정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사우샘프턴이 첫 번째로 판매할 수 있는 선수에 오르시치가 이름을 올리며, 그가 꿈꿔왔던 잉글랜드 무대를 떠날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16일(한국시간) "사우샘프턴이 강등 확정 이후 첫 이적 제안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익스프레스는 "사우샘프턴 영입의 실패작 오르시치는 팀의 강등이 확정되고, 대규모 여름 선수 방출의 첫 희생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사우샘프턴에 이적했지만, 프리미어리그 출전은 단 6분에 그쳤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오르시치는 사우샘프턴의 합류하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활약할 기회조차 많이 받지 못했다. 그는 총 5경기에 출전했는데, 이 중 2경기는 FA컵, 2경기는 풋볼리그컵(EFL컵)이었으며, 나머지 한 경기가 리그 출장이었다.
처음이자 유일한 리그 출전이었던 올해 1월 애스턴 빌라전도 선발 출전이 아닌 후반 39분 교체 출전으로, 그는 약 6분간 그라운드를 밟은 후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오르시치는 교체 출전을 이어가며 기회를 잡길 원했지만, 사우샘프턴 감독이었던 네이선 존스는 오르시치의 신체 수준이 프리미어리그 경쟁에 만족스럽지 않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존스 감독이 경질된 뒤에도 사정을 바뀌지 않았다. 결국 단 1경기, 그것도 6분만 뛰고 프리미어리그 경력을 마무리하게 됐다.
익스프레스는 "디나모 자그레브는 사우샘프턴과 오르시치 복귀 협상을 개시한 상황이다. 사우샘프턴은 완전 이적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며, 그들은 지난 1월에 지불한 800만 파운드(약 133억원) 중 일부라도 회수하길 원하고 있다"라며 직전 소속팀 디나모 자그레브가 오르시치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오르시치는 23살이던 지난 2015년 K리그를 노크, 전남과 울산에서 각각 1년 반씩 뛰며 맹활약했다. 전남에서 49경기 14골 11도움을 올린 오르시치는 이후 중국 창춘 야타이로 갔다가 6개월 만에 울산으로 돌아와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울산에선 데뷔 해인 2017년 10골 3도움을 기록, K리그를 대표하는 전천후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K리그에서 총 3시즌을 뛰며 101경기 28골 15도움을 기록한 뒤 크로아티아 최고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로 이적했다. 그리고는 크로아티아 국가대표로 카타르 월드컵 모로코와 3~4위전에서 골까지 넣고 깊은 인상을 남긴 끝에 K리거 출신으로 처음으로 지난 1월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한편 사우샘프턴은 오르시치 외에도 주장 제임스 워드-프라우스, 로메오 라비아, 카일 워커-피터스 등 팀 주요 자원들의 이적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어, 오는 여름 얼마나 많은 선수가 팀을 떠날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우샘프턴 공식 홈페이지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