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8.19 09:41 / 기사수정 2005.08.19 09:41
길고 긴 침묵 끝에, 비로소 터졌다.
4회까지 세이부의 선발 미야코시에게 단 2개의 안타를 뽑아낸 데 그친 롯데 타선은 상대에게 철저히 봉쇄되어 있었다. 이승엽도 3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는 등, 롯데 타선은 전날 터졌던 호쾌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승엽이 5회 선두 타자로 등장하면서 승부의 추를 다시 팽팽하게 가져왔다. 이승엽은 선두타자로 나와 미야코시와 볼 카운트 2-2까지 가는 접전 끝에 5구째를 통타, 세이부 돔의 백스크린을 맞추는 큼지막한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호투를 기록하던 세이부의 선발 미야코시는 이후 조금씩 흔들렸고, 7회 3점을 내주며 역전을 당하기도 했다. 후반기 좀처럼 홈런도 터지지 않고 전체적인 경기력이 슬럼프에 빠지면서 한 때, 선발 라인업에서도 제외되기도 했었던 이승엽은 지난 13일 ‘아빠’가 된 이후로 더욱 긴장의 끈을 조이며 방망이를 추켜세우기 시작했다. 17일 경기까지 홈런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6경기 안타를 기록하면 조금씩 ‘감’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 특히, 지난 16일 벌어졌던 세이부와의 원정 첫 경기에서 3-1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4회 1사 1, 3루에서 시즌 23번째 2루타를 뽑아내며 팀의 연승 행진에 일조했고, 17일 경기에서도 비록 5타수 1안타에 그치긴 했지만 안타를 뽑아내며 안타 행진을 이어나갔다. 연속 안타 기록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이승엽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아빠’가 된 이승엽의 각오가 한층 더 단단해 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 이승엽이 전날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긴 했지만,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이 터지지 않아 내심 걱정이 많았었다. 자칫 홈런을 의식한 큰 스윙이 나오게 되면 변화구와 볼 끝의 무브먼트가 좋은 일본 투수들의 공략에 무너질 것은 자명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길어질 듯 보이던 홈런포가 터지면서 앞으로 팀의 1위 탈환을 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지난 16일 일본의 후지 신문은 ‘롯데가 이승엽을 잡기 위해, 시게미츠 구단주 대행과 발렌타인 감독이 함께 이승엽에게 잔류 요청을 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롯데가 본격적인 이승엽 잡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었다. 2년 계약으로 지바 롯데의 유니폼을 입는 이승엽이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 시즌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대행이긴 하지만 구단 최고위층까지 나서 이승엽의 마음을 잡기로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 올 시즌 발렌타인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 속에서도 18일까지 23개의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의 방망이에 롯데 구단이 매료되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날 경기에서는 연장 12회 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롯데가 역전패당하며 최근 5연승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이로써 롯데는 66승 38패 2무를 기록, 소프트뱅크에 5게임 뒤진 2위를 유지하며 선두 탈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