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1:01
스포츠

'네덜란드전' 새로운 브라질의 진짜 시험대

기사입력 2011.06.03 13:18 / 기사수정 2011.06.03 13:18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삼바 군단' 브라질이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리턴 매치를 펼친다.

양 팀은 오는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브라질의 세루 두라다 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이들은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에서 격돌한 전례가 있다. 경기 결과는 네덜란드의 2-1 역전승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사뭇 다를 전망이다. 우선 브라질은 홈 이점을 안고 있는데다 선수들의 사기도 드높다. 덧붙여 네덜란드 대표팀은 주축 선수들이 일부 결장한다.

그렇다면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네덜란드전과 비교해 현재의 브라질은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 

지난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잘 싸우고도 두 대회 연속 8강 탈락이란 굴욕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이유로 월드컵이 끝난 뒤 카를루스 둥가 감독이 사임했다. 이후 부임한 마누 메네세스 감독은 둥가가 중시했던 안정적인 경기 운용에서 나아가 공격 진용 정비에 나섰다.

노장 선수들을 과감하게 배제하면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시행했다. 자연스레 네이마르(산투스)와 루카스 레이바(리버풀), 하미레스(첼시) 등이 대표팀의 중심이 됐다.


[그림 1= 네덜란드전 당시 둥가호의 미드필더 진용: 측면 자원 아우베스의 중원 투입은 상대와의 미드필더 싸움에서 문제점을 드러냄. 이날 멜루는 활발히 움직이면서 공간을 잘 찾았지만, 퇴장과 자책골로 팀 패배의 원흉이 됨]


지난해 네덜란드와의 8강전 당시 둥가의 브라질은 포백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다니 아우베스를 오른쪽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파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는 일라누 블루메르가 코트디부아르와의 예선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데 이어, 16강 칠레와의 경기에서 하미레스가 경고 누적을 당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진용이었다. 이날 아우베스는 최악의 활약을 보여주며 조국의 8강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한편, 펠리피 멜루와 지우베르투 시우바로 구성된 중앙 미드필더진은 견고함을 자랑했지만, 멜루의 돌발 행동으로 말미암아 브라질 월드컵 탈락의 원흉이 됐다. 둥가 감독은 시우바를 포백 바로 위에 배치하면서 수비적 임무를 부여했다. 여기에 적극적이고 압박에 능한 멜루를 시우바의 파트너로 배치함으로써 더욱 탄탄한 중원을 구성하고자 했다. 이는 미드필더에게 수비적 움직임을 주문하면서 브라질 축구의 고질적 문제였던 뒷공간 허용을 최소화하고자 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는 브라질 특유의 공격 축구에 일정 부분 장애가 됐다. 네덜란드전에서 브라질은 전반 압도적인 경기 운용을 토대로 우위를 점했지만 후반 정해진 틀에서만 움직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이는 곧바로 실점의 원인이 됐으며 둥가호 최대의 장점으로 불린 조직력이 흐트러지는 계기가 됐다. 즉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면서 후방에서부터 상대를 제압하고자 했던 전술이 실패로 끝난 것이다.


[그림 2= 메네세스호 데뷔전 당시 미드필더진: 활동량이 좋고 공간을 넓게 사용하는 하미레스와 루카스를 중원에 투입. 이들을 등에 업은 간수가 공격을 전개하는 형태]

둥가와 대조적으로 메네세스 감독은 삼바 군단 특유의 공격 전술을 특화시켰다는 평이다. 아직 덜 여물었지만 중앙 미드필더 숫자를 세 명에서 중앙으로 줄이는 4-2-1-3 전술로 데뷔전을 장식했으며 이후 그는 4-3-3 전술을 병행하며 새로운 브라질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그림 3= 브라질 공격 삼각 편대: 미국과의 데뷔전에서 이들은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네이마르와 호비뉴는 자신의 포지션에 한정된 움직임이 아닌 서로 위치를 바꾸는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측면을 흔들었고, 파투는 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득점을 노리는 데 치중했다]

우선 4-2-1-3 전술은 포백을 유지하면서 활동량이 좋은 루카스와 하미레스를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하면서 이들 꼭짓점에 공격형 미드필더인 간수(혹은 자드송, 헤나투 등)를 넣어 공격의 물꼬를 트고자 했다. 한발 나아가 알레산드리 파투를 최전방 공격수로 두고 네이마르와 호비뉴를 좌, 우 윙포워드로 출전시켰다. 네이마르와 호비뉴는 단순히 측면 한쪽에만 있는 것이 아닌 좀 더 자유롭고 횡적인 움직임을 토대로 스위칭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메네세스 감독은 스코틀랜드와의 친선 전에서 4-3-3 전술을 새롭게 선보였다. 루시우가 다비드 루이스를 대신해 선발로 출장했지만, 기존의 포백과 유사했다. 미드필더진 역시 하미레스와 루카스가 수비적인 임무를 맡았다.

다만 여기에 공수 연결고리로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준 엘라누를 투입함으로써 미드필더를 좀 더 유기적으로 구성했다. 특히 엘라누는 아우베스의 오버래핑시 발생하는 공간을 적절히 메우며 공수 양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림 4= 스코틀랜드전 당시 브라질 공격진: 네이마르의 중요성이 커졌다. 그는 왼쪽 측면에서 플레이하지만 횡적인 움직임을 토대로 중앙과 측면을 휘저었다. 여기에 종적인 움직임을 토대로 공격에 적극 가담해 득점 기회를 얻어냈다. 호비뉴와 파투가 부재한 상황에서 에이스 역할을 무난히 수행한 것]

공격진을 살펴보면 네이마르의 중요성이 커졌다. 호비뉴와 헐크, 파투가 결장한 상황에서 메네세스 감독은 네이마르에게 왼쪽과 중앙을 오가는 프리롤을 주문했다. 선수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공격을 이끌도록 한 것이다. 반대쪽 측면에는 자드송을 투입했는데 그는 네이마르와 비교해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횡적인 움직임을 토대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데 주력했다. 최전방 공격수는 파투를 대신해 인테르나시오날의 기대주 레안드루 다미앙이 출전했다.

브라질 홈에서 열리는 만큼 1년 전 설욕을 노릴 것이다. 친선전 명단을 살펴보면 지난 스코틀랜드전에서 선보인 4-3-3 전술로 경기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마땅한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한발 나아가 메네세스는 감독 부임 후, 약팀을 상대로 화끈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강팀을 상대로는 기대 이하였다. 특히 프랑스 전에서는 무기력 그 자체였다.

이런 점에서 이번 네덜란드전은 매우 중요하다. 2011 코파 아메리카를 눈앞에 뒀다는 점에서 팀 정비에 나서야 하며, 메네세스의 전술이 강팀을 상대로도 빛을 발할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사진=브라질 축구국가대표팀 (C) Gettyimages/멀티비츠]



박문수 기자 SPORTS@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