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의 2023 시즌 마수걸이 승리 사냥이 또 한 번 불발됐다. 팀은 9연승을 내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박세웅은 웃지 못했다.
롯데는 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4차전에서 7-4로 이겼다. 2008년 8월 30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5358일 만에 9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선발투수로 나선 박세웅까지 승리투수가 됐다면 모든 게 완벽했겠지만 박세웅은 아쉽게 첫 승을 손에 넣지 못했다. 4⅔이닝 6피안타 6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위에는 문제가 없었다. 최고구속 148km, 평균 145km를 찍은 위력적인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총 11개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제구가 마음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57%에 그치면서 타자들과 승부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롯데가 1-0으로 앞선 1회말에는 선두타자 류지혁을 중전 안타, 고종욱, 김선빈에 연속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곧바로 최형우에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3루수 한동희의 호수비로 황대인을 병살 처리하고 1회말을 추가 실점 없이 마쳤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3회말 실점 과정도 제구가 문제였다. 롯데가 5-2로 리드한 상황에서 2사 후 최형우에 2루타를 맞고 다음 타자 변우혁과 승부하지 못하며 볼넷으로 1·2루 찬스가 소크라테스까지 연결됐다.
박세웅이 소크라테스에 1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는 5-3으로 좁혔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이창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5회말에도 2사 후 연속 볼넷으로 1·2루 위기에 몰리자 롯데 벤치는 투수를 김진욱으로 급히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박세웅은 이날까지 개막 후 5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25의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퀄리티 스타트는 단 한 차례도 없었고 5이닝 이상 던진 것도 두 차례뿐이었다.
박세웅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건 롯데에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공동 7위 키움, 삼성과 4경기 차에 불과하다.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만 안정적으로 승수를 쌓으면서 순위 다툼에 뛰어들 수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일단 2일 경기 후 박세웅을 감싸고 나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튼 감독은 "박세웅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정상적으로 보여주지 못했지만 스스로 마운드에서 좋아지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감독으로서 느낄 수 있었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